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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 대표버섯 포천 느타리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6. 12. 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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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느타리 한국음식 대표 버섯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버섯이 느타리이다. 찌개에 감초처럼 들어가고 볶음과 부침개에도 흔히 들어간다.<br>나대지 않는 은근항 향이 한국음식을 곱게 한다.

버섯은 균류이다. 생의 대부분을 땅이나 나무 등에 가는 실처럼 박혀서 지낸다. 이를 균사()라 한다.

그러다 생식 활동을 위해 땅과 나무 밖으로 덩어리의 몸을 만들어 내미는데, 이를 자실체()라 한다.

우리가 버섯이라 하여 먹는 것은 이 자실체이다. 버섯은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못 한다.

따라서 다른 영양체에 붙어서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는다. 이러한 버섯의 특성을 이용하여

인간이 버섯을 재배하게 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600년대 유럽에서 양송이를 재배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국내 버섯 재배 역사는 1930년대 일제가 이 땅에 표고를 재배하면서 시작되었다.

국내에서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버섯은 10여 종이며 느타리를 가장 많이 기른다.




1 분사되는 물을 맞고 있는 느타리이다. 생육 초반에는 충분한 수분이 있어야 잘 자란다.
2 요즘 느타리는 병에 키운다. 대형 배지에 키우는 것보다 위생에서 안전하다.
3 포천은 논이 적어 빈궁하였다. 1970년대 농한기 소득작목으로 선택된 것이 느타리이다.

  



농민이 겨울에도 일을 하게 하다

느타리자연 상태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버섯이다. 이른 봄과 늦가을에 활엽수 둥치에서 볼 수 있는데,

미루나무, 은사시나무 등에 잘 붙는다. 국내 느타리 재배는 1970년대에 시작되었다.

미루나무나 은사시나무를 원목으로 쓰거나 볏짚으로 배지(버섯의 균사가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인공의 조성물)를 만들어 재배하였다.

당시 정부는 농한기의 농가 소득원으로 이 느타리 재배를 적극 권장하였다.

특히 누에를 치는 잠업 농가들에 느타리 재배 기술을 퍼뜨렸다.

여름에 누에를 쳐 가을에 거두고 난 다음에 그 누에를 쳤던 평상(잠상()에 느타리를 재배하게끔 한 것이다.

누에를 치는 공간은 방이나 헛간이었는데, 사방이 막혀 있으니 조금의 난방으로도 느타리를 재배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포천 농민과의 깊은 인연

경기도 포천시는 논이 많지 않은 산간 마을이다.

지금은 수도권의 위성도시 역할을 하고 있지만 1970년대만 하더라도 궁핍한 농촌이었다.

농외소득사업으로 너도나도 잠업을 하였으므로 느타리 재배가 적극 권장되었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의 농사였다.

그 당시에 50여 농가가 느타리 재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로는 서울 경동시장이었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거리로 보자면

서울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큰 이점이 있었다.

느타리가 제법 돈이 되자 농가들은 너도나도 느타리 재배에 나섰고 1980년대 중반에는

포천 내 느타리 재배 농가가 750여 호에 이르렀다.

그 느타리 재배의 중심 마을이 군내면 직두리이며, 이 마을은 현재 '버섯 정보화 마을'로 지정되어 있다.

2011년 포천 내에서 느타리 등 버섯을 재배 농가는 20여 호에 이른다. 호수가 줄었다고 재배 양까지 준 것은 아니다.

한 농가당 느타리 재배 규모가 커져 재배 양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대규모 느타리 재배 농가 한 곳에서 내는 양이 1980년대 750여 농가가 생산하였던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재배법을 바꾸어 버섯파리를 퇴치하다

느타리 재배 역사는 짧으나 그 재배법은 참 많이 변하였다. 애초 느타리는 원목보다 볏짚 재배가 흔하였다.

재료가 싸기 때문이다. 볏짚을 소독하고 커다란 덩어리로 엮어 느타리 균을 접종한 후

균사를 퍼지게 하면 느타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균사가 퍼져서 자실체를 올릴 수 있게 되는 기간은 30일 정도이며 이후 4개월간 여러 번 느타리를 수확할 수가 있다.

이후 볏짚보다 다루기 쉬운 폐솜을 배지로 썼다. 그런데 이 두 재배법은 해충이 큰 골칫거리였다.

버섯파리라는 조그만 파리가 있는데, 이게 느타리를 워낙 좋아하여 상처를 많이 입힌다.

느타리 재배사는 폐쇄되어 있는 공간이니 여기에 농약을 치는 것도 곤란하였다.

그렇게 하여 등장한 것이 봉지재배와 병재배이다.(그 중간에 상자재배법도 있었는데,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톱밥을 작은 봉지 또는 병에 담아 균사를 증식하는 방법이다.

이 재배법은 지속적으로 느타리를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딱 한번 거두고 만다. 30여 일 밀봉 상태에서

균사를 키우고 나서, 봉지 또는 병을 개봉하여 자실체를 올려 수확하기까지 12일이 걸리게 하는데,

버섯파리는 산란 후 부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13일이므로 버섯파리가 번식하기 바로 전에 수확해버리는 것이다.

현재는 병이 다루기 쉬워 거의가 병재배를 하고 있다. 그러니 병재배 느타리는 거의가 친환경이라 할 수 있다.

포천은 수도권 시민들이 레저와 휴식을 위해 자주 찾는 도시이다.

광릉수목원 등 잘 보전된 자연이 있으며 산정호수와 백운계곡 같은 아름다운 경치도 있고 스키장과 골프장 등

레저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포천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 양옆과 관광지 주변에는 포천을 찾는

수도권 시민들을 위한 음식점들이 많은데, 가장 흔히 보이는 음식이 이동갈비이고 오리이다.

버섯 정보화 마을까지 만들었으니 포천의 느타리 등 버섯을 즐길 수 있는 식당들도 많아졌으면 싶다.

글·사진/ 황교익 |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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