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외는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참외와 비슷한 식물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참외에 비해 단맛이 없고 크다.
생과일로 먹지 않지 않다는 것이 참외와 많이 다르다.
울외는 한국인에게 생소한 작물이다. 그래서 근래에 이 땅에 유입된 작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계통이 참외와 유사하며 참외가 기원전에 우리 땅에 전래된 것을 생각하면,
울외 전래에 대한 기록이 구체적으로 없다 해도, 참외와 같은 경로(중국 유래)로 비슷한
시기(기원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1960년대 개량 참외가 보급되기 전 우리 땅 곳곳에 강서참외, 감참외, 골참외, 꿀참외, 백사과,
청사과, 성환참외, 개구리참외, 줄참외, 노랑참외, 수통참외 등으로 불리던 재래종이 숱하게 있었는데
그 중에 지금의 이 울외도 있었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1 군산은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모여 살았고 그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울외장아찌도 그 흔적 중 하나이다.
2 울외는 참외와 비슷하다. 생것을 씹으면 단맛은 없고 오이 비슷한 향이 있다. 노각보다 부드럽다.
3 술지게미에 담근 울외장아찌이다. 웬만큼 숙성되어 포장을 위해 술지게미를 거두어놓은 것이다.
울외는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흔히 먹는다. 越瓜(월과), 菜瓜(채과), 白瓜(백과) 등의 한자로 표기한다.
품종도 다양하여 대과종은 절여서, 소과종은 생채요리를 해서 먹는다. 울외라는 이름은 최근에 지어진 것이다.
일본에서는 白瓜라고 쓰고 しろ-うり(시로-우리)라 읽는데 일제시대에 그 '우리'[瓜]를 '울'로 따오고
여기에 참외의 '-외'를 붙여 이런 이름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라는 말이
우리말의 '외'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것을 보면, 문화 전파에 과연 원류 또는
원조라는 것이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울외는 습기가 많고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 전남북과 경남 지방에서 주로 재배한다.
4~5월에 모종을 내어 6월부터 수확을 한다. 길게는 9월초까지 열매를 거둔다.
바닥을 기는 덩굴에 노란 꽃이 피며 줄기의 가시는 억세다. 어린 열매는 녹색이 짙고 익어갈수록 흰색이 강해진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한 품종만 보인다.
전북 군산의 울외 재배 면적은 12헥타르 정도이다. 전국 울외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군산의 울외는 대부분 술지게미절임으로 가공된다. 술지게미는 청주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를 쓴다.
군산에는 술지게미절임으로 울외를 가공하는 공장이 아홉 곳이나 된다.
울외술지게미절임을 우리말로는 울외장아찌라고 하나, 일본말인 나라즈케로 더 알려져 있다.
군산의 울외장아찌는 일제시대에 이식된 일본 음식이며, 그래서 그 이름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채소절임이 발달해 있다. 채소를 소금, 식초, 된장, 쌀겨, 술지게미 등으로 절여 저장하는데,
이를 츠케모노라 한다. 츠케모노 중에 술지게미로 절이는 것을 나라즈케라 한다.
일본의 나라(奈良) 지방에서 특히 발달한 츠케모노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나라 지방에는 예부터 청주 양조장이 많았는데 양조장에서 나온 술지게미가 흔하여
여기에 채소를 절이는 식품이 자연스럽게 발달하였다.
술지게미에 오이나 수박, 생강 등을 절이기도 하지만 특히 울외로 절인 것이 유명하여
나라즈케라 하면 울외장아찌만을 특정하기도 한다. 군산은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
당시 일본식 청주 양조장도 있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나라즈케가 군산에 크게 번졌다.
현재도 군산에는 대규모 청주 양조장이 있으며, 울외 가공공장들은 여기서 술지게미를 받아다 울외장아찌를 담는다.
울외는 살이 물러 따자마자 가공을 하여야 한다.
세로로 반을 갈라 씨앗을 파내고 그 자리에 소금을 채워 하룻밤을 재운 후 다시 물로 씻어 이틀간 꾸덕하게 말린다.
건조한 울외를 설탕을 더한 술지게미에 박아 두면 장아찌가 된다.
짧게는 1주일이면 먹을 수 있다고도 하나 보통은 3개월 이상 숙성을 한다.
일본에서는 술지게미를 수차례 바꾸어주면서 몇 년간 숙성을 하기도 하지만 군산에서는 한 번 담그는 것으로 끝낸다.
오래둘수록 울외장아찌는 색상이 짙어지고 발효 냄새는 강해진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단에는 밑반찬으로 요긴할 수 있는 맛이다.
군산의 울외 재배지역과 가공공장은 성산면 상작마을에 모여 있다. 20여 년 전 이 마을은 파 주산지였다고 한다.
왜 이 마을에 울외 재배 면적이 늘었는지 그 유래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한 선진 농가가 울외로 고수익을 올리는 '시범'이 있었고,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이 따라하였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울외장아찌 가공공장들은 대부분 울외 농사를 직접 짓고 있다.
가공공장 규모는 작고 장아찌 제조법은 아직 표준화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최근 일본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 농민들이 있었다. 그들은 일본에서는 일부 울외장아찌가 '
명품'으로 팔리고 있음에 놀라워하였다. 군산의 울외장아찌가 일본의 것처럼 '명품'이 될 수 있으려면
한국인의 입맛부터 사로잡아야 할 것인데, 현재로서는 그 길이 멀어 보였다.
상작마을을 벗어나면 군산시내에서도 울외장아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울외 장아찌, 군산 특산물로 키운다 | 중앙일보 2009-11-02
'사각사각 씹히는 맛과 약간은 술 냄새가 풍기는 게 별미다' '땀을 많이 흘려 피로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입맛을 돋우는 밑반찬' '얇게 썰어 간단한 양념도 하지만,
그냥 깨끗하게 먹으면 개운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조금 짠 듯하면서 단맛이 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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