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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여름의 간식 또는 끼니 정선 감자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6. 12. 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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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감자 산골 여름의 간식 또는 끼니 강원 정선은 산이 높고 골이 깊다. 경작지의 90%가 밭이다. 밭의 흙은 차지고 곱다.<br>고랭지여서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감자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다.

감자는 Potato, 고구마는 Sweet Potato로 불리지만 감자와 고구마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감자는 가지, 토마토와 같은 가짓과의 식물이고, 고구마는 메꽃과 식물이다.

감자에서 우리가 먹는 부위는 땅속에서 자라는 덩이줄기이다.

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티티카카호 주변의 고원지대로 알려져 있다.

감자가 전세계로 번진 것은 1500년대 스페인의 정복자 피사로가 안데스에서 캐낸 감자를 유럽에 소개하면서부터이다.

애초 유럽에서는 감자를 '악마의 식물'이라 하여 먹지 않았다.

그러나 밀에 비해 월등한 수확량을 보이는 감자를 마다할 수는 없었다.

산업혁명기에 감자는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의 주식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현재는 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식량작물이 되었다.




1 구절리쪽에서 내려오는 송천과 임계쪽에서 내려오는 골지천이 합쳐지는 여량면의 아우라지이다.

  줄배를 타고 건널 수 있다.
2 정선의 토속음식인 옹심이. 감자를 갈아 조그만 덩이를 만들어 끓인 것이다. 메밀국수를 더하였다.
3 정선 밭의 흙은 곱고 차지다. 그 흙에서 나는 감자도 곱고 차지다.

  



감자는 식량이다

감자가 우리 땅에 전해진 것은 19세기 초의 일이다.

조선의 실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순조 갑신·을유(1824~1825) 양년 사이 명천()의

김씨가 북쪽에서 종자를 가지고 왔다"고 기록하였다. 감자가 우리 땅에 본격적으로 심어진 것은 1890년대 이후이다.

강원도와 함경도, 평안도 등 산간지에서 주로 재배되었다. 품종은 아직 개량되지 않은 자주감자 등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에 들면서 감자 재배 면적이 급격하게 늘게 되는데,

일제가 우리 땅에서 쌀을 공출하면서 대체 식량작물로 감자를 보급하였기 때문이다.

1930년대 일본은 ‘남작’이라는 품종을 우리 땅에 도입하였다. ‘남작’은 삶으면 분이 많이 이는 분질 감자로,

현재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 토종 감자'라고 생각하는 그 감자이다. ‘남작’은 1876년 미국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이 품종을 영국에서 가져온 일본인이 가와다 남작이어서 ‘남작’이라 불리게 되었다.



‘수미’가 남작’을 밀어내다

감자는 우리 땅에서 식량작물로 큰 역할을 하였다. 특히 특별난 식량작물을 키울 수 없는 강원 산간지역에서 요긴하였다.

생산성이 높은데다 수확 후 가공 없이 삶기만 하면 끼니가 될 수 있어 가난한 농민들에게는 더없이 경제적이었다.

1980년대 이후 감자 가공 산업이 발달하면서 감자 품종에 변화가 왔다.

‘남작’보다 병충해에 강하고 지역적응성이 뛰어나며 수확량도 많은 ‘수미’가 선택되었다. ‘

수미’는 1961년 미국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1978년 우리 땅의 보급종이 되었다. 수미’는 점질 감자이다.

삶으면 찐득한 느낌이 드는 감자이다. 남작’에 비해 단맛은 더 있으나 식감에서는 많이 떨어진다.

남작’은 강원 산간지에서 잘 자라고 봄에 심어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수확할 수 있지만

수미’는 제주에서 강원까지 사철 재배가 가능하다.

지역적응성과 수확량에서 월등한 ‘수미’가 크게 번지면서 현재 한반도 감자의 80% 정도를 이 ‘수미’가 점하게 되었다.

수미’의 장점도 있을 것이나 그 부술부술한 식감과 독특한 향의 ‘남작’을 이제

강원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근래에는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감자도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자색 등이 나는 '컬러 감자'가 인기를 얻고 있다.



차지고 고운 흙의 밭

정선에는 논이 거의 없다. 경지 면적의 90% 이상이 밭이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밭은 거의가 비탈져 있다.

밭에는 옥수수 아니면 콩 아니면 감자가 심어져 있다.

정선의 감자 재배 면적은 600헥타르 정도에 이른다. 4~5월에 파종하여 7~10월까지 수확하는 여름 재배 작형이다.

대규모 밭보다 조그만 채마밭에 심어진 감자가 더 많아 보인다.

규모가 있는 감자밭에서는 파종과 수확을 기계로 하지만 작은 감자밭에서는 아직 수작업으로 감자를 심고 캔다.

오래 부치던 밭이라 흙이 곱고 차지다. '강원 감자'의 유명세는 여름에도 서늘한 고랭지에서 재배되기 때문이다.

이런 고랭지에서는 병해충이 덜 붙는다. 또 기온이 서늘하니 감자가 서서히 자라 조직감이 단단하고 전분에 층이 지지 않아 곱다.

2010년 올해는 봄의 이상저온과 여름의 이상고온으로 감자의 작황이 좋지 않다. 그러나 맛은 여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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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황교익 |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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