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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어는 없다 인천 망둥이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7. 1. 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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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망둥이 ‘잡어는 없다’ 가을, 망둥이 철이다. 찬바람이 불면 몸집이 부쩍 커지고 고소한 맛도 강해진다.  <br>깊은 바다로 나가는 겨울 이전까지 연안에서 낚시로 잡을 수 있다. 누구나 아주 쉽게 낚는다.

망둥이는 사투리이다. 이 사투리의 물고기는 망둥엇과의 문절망둑, 풀망둑 등을 말한다.

이 두 물고기 외에도 여러 ‘망둑’이 있는데, 대체로 한반도 연안에서 잡아 먹는 망둥엇과 물고기는

문절망둑과 풀망둑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망둥이 외에 망둥어, 운저리, 꼬시락, 꼬시래기,

문절이 등의 사투리가 있는데, 이 캐스트에서는 인천과 충남 일부 지방에서 흔히 이르는 망둥이를 쓰기로 하였다.

망둥이의 어원은 한자 망동어()이다. 1820년 서유구가 낸 [난호어목지]에 망동어가 올라 있는데,

눈이 툭 튀어나와 멀리 바라보려고 애쓰는 모양”이라 이 이름이 붙었다고 전한다.

문절망둑과 풀망둑은 일본과 중국 연안에서도 서식을 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튀김, 초밥 등으로 먹는다.




낚시로 막 잡은 망둥이이다. 몸에 끈적한 점액이 있으나 물에 쉽게 씻어진다.

  



가을엔 낚시, 겨울엔 어선의 일

망둥이는 겨울 외에는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 산다. 특히 민물이 들락거리는 지역을 좋아한다.

봄에 산란을 하는데, 알에서 나온 망둥이는 그 근처에서 붙박이 생활을 한다.

이 망둥이가 먹을 만한 크기가 되려면 적어도 9월 중순은 넘겨야 한다.

이즈음이면 망둥이는 어른 손바닥 길이는 되며, 이만하여야 맛이 있다. 이때부터 11월 말이나 12월 초까지는

망둥이가 연안에 붙어 있어 낚시로 잡히지만 겨울에 들면 깊은 바다로 나가 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그 이후의 망둥이 잡이는 어선이 맡는다. 깊은 바다로 나가 있으니 그물 작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 황해 연안, 특히 인천 앞바다에서 망둥이 낚시를 많이 한다.

인천 연안에 갯벌이 넓어 망둥이 개체수가 넉넉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도권의 주민이 소일거리로 망둥이 낚시에 많이 나서기 때문이다. 망둥이 낚시는 채비도 복잡하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든 쉬 할 수 있어 가족끼리 한나절 보내기에 딱 좋은 여가활동이다.




쉽게 낚인다고 하찮은 것은 아니다

잡어라 불리는 생선들이 있다.

대체로 도시의 시장에서 팔리지 않거나 도시의 식당에서 음식으로 내지 않는 생선을 이렇게 부른다.

어민 입장에서는 이런 생선들은 잡아보았자 돈이 되지 않으니 잡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잡어가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먹을 수 있는 생선이고 기왕에 잡은 것이니 도시로 가지만 않을 뿐 어촌에서는 이를 먹는다.

그러니 단지 교환가치가 작다 하여 잡어라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은 비싸게 팔리고 있는 전어며 물메기 등도 10여 년 전에는 잡어였다. 잡어는 없는 것이다.

제목으로 쓰인 ‘잡어는 없다’는 윤구병의 책 [잡초는 없다]에서 따왔다.

잡어 취급을 당하는 생선 중 그 대표가 망둥이이다. 옛날의 ‘어물전 꼴뚜기’ 정도 된다.

망둥이를 이처럼 하대하는 것은 연안에서 쉽게 잡을 수 있는 생선이기 때문이다.

대나무낚싯대에 적당히 채비를 하여 아무 미끼나 달아도 이를 물고 올라온다. 낚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낚시를 생전 처음 하는 어린아이도 망둥이는 척척 잡아 올린다. 미끼만 보이면 조심성 없이 덥석 무는 망둥이의 습성 때문이다.

얕은 바다에서 아무나 잡을 수 있는 생선이니 얕잡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 맛도 하찮을 것이라 짐작을 한다.

그러나, 아니다. 망둥이는 맛있다. 생선회로는 꼬들꼬들하고 맑은 맛을 내는데, 가을이 깊으면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남부 지방 사투리가 꼬시락, 꼬시래기인 까닭이 있다. 꾸덕하게 말린 망둥이를 찜으로 하면 탄력 있는

고운 살 맛을 즐길 수 있다. 찌개로도 개운한 국물이 맛있다.




인천에서 망둥이 낚시를 많이 하는 북성항이다. 밀물에 맞추어 조업 나간 배가 들어오고 있다.

망둥이의 배를 따서 말리고 있다. 이렇게 말린 것은 굽거나 조리거나 쪄서 먹는다.





맛있는 망둥이

망둥이는 황해와 남해 연안에서 주로 잡힌다. 동해에서도 일부 나오는 지역이 있지만 황해와 남해만하지는 않다.

바닷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망둥이를 맛있는 생선으로 여겼다. 경남 창원통합시의 앞바다에서도 망둥이가 많이 잡혔다.

이를 꼬시락이라 하였다. 지금의 수출자유지역 자리에 이 꼬시락회를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였다.

여러 채소에 막장을 더하여 비벼 먹었다. 1970년대 초 수출자유지역이 서면서 갯벌이 사라지고

바다가 오염되면서 망둥이를 잃었다. 전남 지역에서는 망둥이를 운저리라고 한다.

채소와 함께 막걸리식초의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운저리회는 이 지역의 오랜 별미이다.

인천에서는 회로 먹는 것 외에 꾸덕하게 말린 것을 구워 먹는 일이 많다.

인천의 여러 포구에서는 전어 철이 지나면 이 망둥이구이가 등장한다.

더 맛있게 먹는 여러 방법이 생겼으면 싶고, 갯벌이 늘 건강하여 망둥이가 넉넉하였으면 한다.

글·사진/ 황교익 |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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