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은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이다.
캘리포니아, 아리조나, 텍사스 등 미국 남부와, 멕시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자생을 한다.
한국인에게는 선인장이 '사막의 식물'이라는 관념이 있는데, 아마 미국 서부극 탓일 것이다.
서부극의 배경에는 으레 사막이 등장하고 그곳에는 선인장이 듬성듬성 서 있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선인장은 사막에서 자라기도 하지만 온대지역에서 더 흔하다.
또, 섭씨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고원지대에서 잘 자라는 선인장도 많다.
그러니 선인장이 한반도에서 자생한다는 것은 별스런 일이 아니다.
선인장은 선인장목 선인장과 안에 49개의 속으로 분류되며,
그 속에 3,000여 종의 선인장이 구분되어 있다.
선인장은 그 종이 워낙 많고 다양하여 식물학적 구획이 쉬운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선인장, 즉 백련초선인장와 천년초선인장은 오펀티아[Opuntia] 속에 든다.
심은 지 오래되지 않은 천년초선인장이다.
땅에 절반이 박혀 있는 가운데 줄기가 심어진 것이고,
양옆 두 장의 줄기와 위에 달린 두 개의 열매는 새로 돋은 것일 것이다.
선인장은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 자생 군락을 이루고 있다.
먼 옛날에 아메리카 대륙의 선인장 열매가 바다에 떨어져 해류를 타고 흘러 다니다
이들 대륙의 해안과 섬에 닿아 뿌리를 내리면서 만들어진 자생지일 것이다.
한반도에 선인장이 자생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것은 1970년대 초의 일이다.
제주도에서 백년초선인장 군락을 발견한 것이다. 그때에 '공식적으로' 발견되었다는 것이지
그 군락의 크기 등을 감안하면 꽤 오래 전부터 제주도에 선인장이 자생하였을 것이다.
당시 기사를 보면, '아열대성 식물인 선인장이 제주에서 자생한다'며 신기해하고 있는데,
선인장에 대한 식물학적 지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연구소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도 식용과 약용으로 선인장이 이용된 민간 기록들이 있다고 한다.
그 쓰임이 다양하지 않아 크게 번지지 않았을 뿐이지 한반도에서의 선인장 자생 역사는 의외로 꽤 길 수도 있을 것이다.
아산의 천년초선인장은 오펀티아 속에 든다. 제주도의 백년초선인장도 같은 속이다. 그러나 그 종은 다르다.
오펀티아 속 선인장은 흔히 부채선인장, 손바닥선인장이라 부르다. 둥글납작한 줄기에 작은 가시가 붙어 있다.
둥글납작한 줄기 가장자리에 둥글납작한 줄기가 돋아 자란다. 또 줄기 가장자리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오펀티아 속의 선인장은 대형종에서 소형종까지 다양한데, 백년초선인장과 천년초선인장은 소형종에 든다.
이 오펀티아 속의 선인장 중에 식용하는 것이 많다. 보통은, 열매는 생으로 먹으며 줄기는 요리를 해서 먹는다.
이 오펀티아 속 선인장을 식용으로 이를 때에는 흔히 노팔[nopal]이라 한다.
멕시코 등지에서는 이 노팔을 일상의 채소 정도로 여긴다.
천년초선인장과 백년초선인장은 줄기와 열매, 그리고 꽃 모양이 비슷하여 이를 혼동하여 부르는 일이 많다.
두 선인장은 겉모양과는 달리 생육 조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천년초선인장은 섭씨 영하 20도에서도 견디지만,
백년초선인장은 영하 5도 이하에서는 얼어죽는다. 자라는 모양도 다르다.
백년초선인장은 줄기를 위로 올리고, 천년초선인장은 줄기를 땅바닥에 깔면서 자란다.
백년초선인장의 줄기와 열매가 천년초선인장에 비해 다소 큰 편이다.
천년초선인장은 충남 아산 외에 경북 의성, 전남 신안과 광양, 경기 고양 등지에서도 재배를 하는데,
그 '어미'는 거의 아산에서 나간 것이다.
천년초선인장은 줄기가 바닥에 깔리듯 자란다. 위로 줄기를 올리는 백년초선인장과는 많이 다르다
천년초선인장은 손바닥선인장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선인장이라는 말에 이미 '손바닥'이 들어가 있다.
선인장의 한자는 仙人掌이니, '신선의 손바닥'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아산에서 천년초선인장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의 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천년초선인장이라는 말은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때에 이미 제주도의 백련초선인장이
차츰 이름을 얻어가던 때이므로 백년초선인장이라 하기도 하였으며, 태삼선인장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붙이기도 하였다.
백년초선인장과 거의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니 그 유명성에 기대면서 더 나은 선인장으로 보이게 하기에는
천년초선인장이라는 이름이 나아 보였을 것이므로 결국은 천년초선인장으로 굳어졌다.
아산에는 2011년 현재 15~20농가가 천년초선인장을 재배하고 있다.
천년초선인장은 관절염 등의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말이 돌고 있는데,
약용 식물로서의 인기 덕에 재배 농장이 꾸준히 늘어 전국의 천년초선인장 농원은 100여 곳에 이른다.
천년초선인장의 장점은 재배가 무척 쉽다는 것이다. 둥글넙적한 줄기 하나를 땅에 꽂아두면 저절로 자란다.
심을 때 유기질 비료 적당히 주면 화학비료며 농약이 필요 없다.
한 포기에서 한 해에 수확할 수 있는 줄기가 15장 남짓 되며 열매도 7~8개 딴다. 괜찮은 농사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수요가 많지 않다. 기능성이 강조된 마케팅으로 일반의 소비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줄기는 가시와 껍질을 제거하면 음식에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선인장의 약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졌으니 식용이 강조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천년초선인장 밭의 조건
선인장이니 밭은 물이 잘 빠지는 곳이 좋다. 비탈이 져 빗물이 고이지 않고 모래가 많은 땅이어야 한다.
이 밭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또 모래로 객토를 한 듯하였다.
밭에 비닐을 덮어놓은 것은 풀 매는 일을 덜기 위한 방법이다.
선인장은 습기가 많으면 땅 속의 줄기가 썩을 수 있는데, 이 비닐 덕에 빗물이 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글·사진/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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