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과일 단맛의 극치 상주 둥시 곶감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6. 11. 1. 08:19

본문

상주 둥시 곶감 과일 단맛의 극치 자연에서 얻은 과일의 단맛 중 곶감의 당도가 가장 높을 것이다. 감의 단맛이 농축되고 숙성되어 얻어진 황홀한 단맛이다.<br>‘곶감의 고장’ 경북 상주에서는 감을 깍고 매다는 손길이 바쁘다.   


감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아래 지방에서 흔히 자란다.

가을에 들면 남녘의 어느 마을을 가든지 빨갛게 익어가는 감을 볼 수가 있다.

마당에도 있고 산에도 있으며 마을 골목골목에도 있다.

나무에 그냥 두면 홍시로 익고 이를 따서 껍질을 얇게 깎아 말리면 곶감이 된다.

곶감은 어떤 감으로 만드는가에 따라 맛 차이가 있는데, 경북 상주의 둥시 만든 곶감이 예부터 유명하다.


  


1 상주 IC에 위치한 '곶감의 고장' 상징 조형물. '천년고수'는 상주 곶감 공동 브랜드이다.

2 감에 먹시처럼 검은 점이 약간 있지만 크기나 모양새로 봐서는 둥시이다.
3 깎은 감을 매달고 있다.낮인데도 조명등을 밝히고 있다.그만큼 꼭지 끼우는 일이 힘들다는 뜻이다.





곶감은 토종 감으로 만든다

감은 크게 단감과 떫은감으로 나뉜다.

생으로 단맛이 나는 것이 단감이고, 홍시나 침시, 곶감으로 해야 먹을 수 있는 감이 떫은감이다.

단감은 애초 우리 땅에 없었다.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다.

일부 일본 떫은감 품종이 국내에 들어와 있기는 하지만 재배량은 그다지 많지 않다.

떫은감은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것이니만큼 예부터 전해오는 품종이 꽤 다양하다.

20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맛있기로 이름나 있는 감들은 지역명과 품종명이 결합되어 있다.

지방마다 감 품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청도 반시, 의성 사곡시, 산청 단성시

또는 고종시, 고령 수시, 완주 고종시 또는 고동시, 논산 월하시, 임실 먹시, 장성 비단시 등이다.

상주는 둥시이다.

지역마다 주요 품종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서너 가지가 뒤섞여 있는데,

충북 영동 같은 경우는 둥시, 월하시, 반시, 먹시 등 여러 종류가 자라고 역시 곶감으로 유명하다.

상주는 둥시가 90% 정도를 점하고 있다. 감의 이름에는 감의 특징이나 옛 이야기가 담겨 있다.

둥시는 감이 둥글다 하여 붙은 것이다. 반시는 납작하게 반을 잘라놓은 것 같다 하여 그리 부르며,

먹시는 감의 겉면에 먹을 묻힌 것 같이 검은 반점이 있어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다.

고종시는 조선의 왕인 고종이 좋아한 감이란 말이 전한다. 고동시는 고동처럼 길쭉하여,

수시는 물이 많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우리 땅에서 오래도록 자라온 식물이니 이름에도 우리의 정서가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좋은 곶감의 조건

감의 떫은맛은 탄닌 맛이다.

떫은감을 먹기 위해서는 나무에 그대로 둔 채 홍시로 익히거나,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알코올을 뿌려 숙성을 하여야 한다.

곶감을 만들어도 떫은맛이 없어진다. 이렇게 해도 감에서 탄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떫은맛이 느껴지지 않게 불활성화될 뿐이다. 탄닌은 몸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등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곶감은 떫은맛이 없어지는 것에 더해 단맛도 강해진다. 수분이 달아나면서 단맛이 농축되는 것이다.

감 상태에서는 20 브릭스 정도의 당도가 곶감으로 완성되면 50~60 브릭스에까지 이른다.

또 감에 있는 비타민 등 영양소들도 곶감에 농축된다.

곶감 표면에 하얗게 이는 분은 포도당과 과당이 넘쳐 밖으로 삐져나온 것이다.

곶감을 손으로 주무르면 분이 더 많이 일게 되는데, 옛날에는 이 분을 따로 모아 단맛을 내는 조미료로 썼다.

곶감은 감 종류와 지역 여건에 따라 30~70일 정도의 건조기간이 필요하다.

수분 35% 정도의 곶감을 얻기 위한 기간이다. 상주 둥시곶감은 60일 정도 자연건조를 한다.

상주 둥시는 약간 큰 감에 속하고 건조기간도 그만큼 길다. 최근에 유행하는 반건시는 40일 정도의 건조기간을 거친다.

반건시의 수분 함량은 45~50%에 이른다. 열풍기 등을 이용하여 기계건조를 하면 건조기간이 짧아진다.

그러나 맛은 자연건조에 비해 크게 모자란다.

맛있는 곶감은 겉껍질이 얇아 이물감이 없어야 하고 속은 조청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기계건조를 하게 되면 겉껍질은 질기고 속은 단단해진다. 색깔도 짙고 불투명해진다.

곶감 속에 빈 공간이 있는 것은 채 여물지 않은 감으로 건조한 것으로 맛이 떨어진다.



지리적표시 등록한 상주 곶감

상주는 예부터 쌀과 누에, 곶감이 유명해 ‘삼백()의 고장’이라 불렸다.

이 중에 현재 가장 유명한 것은 곶감이다.

전국 곶감 생산량의 65% 정도를 상주에서 낸다.

연간 7,000톤의 곶감을 생산하며 올해 상주에서 곶감으로 얻는 경제효과는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가노동력만으로 곶감을 말리는 농가에서부터 한 번에 100만 개 이상의 곶감이 걸리는 가공 공장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곶감은 항상 비싸게 느껴진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농가들은 손이 많이 가는 데 비해 곶감 생산 마진은 적다고 말한다.

상주곶감발전연합회 박경화 회장의 말이다.

“원료 감 25킬로그램짜리 한 박스를 5만 원에 구입해 무르고 깨진 감 버리면 100개 정도 건진다.

이를 깎고 건조대에 걸어 60일간 말리면서 10% 정도 달아난다.

인건비, 연료비 등등을 더하면 생산원가가 1개당 1,000원에 이른다.

여기에 포장, 보관, 운송비가 들어가면 소매가격 1개당 1,500원 받아도 남는 게 별로 없다.”

상주곶감발전연합회는 420여 상주 곶감 생산농가가 모여 결성된 단체이다.

이 생산자단체는 상주 곶감 지리적표시 등록 권리자이다.

즉, 이 단체에서 내는 곶감은 상주 곶감이 확실하며 품질에서 신뢰할 수 있다.

글·사진/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