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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내음과 단맛의 조화로움 남당리 대하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6. 10. 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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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리 대하 바닷내음과 단맛의 조화로움 대하의 매력은 쫄깃하고 감칠맛 넘치는 살을 한꺼번에 입안 가득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br>껍데기만 살짝 벗겨내면 나타나는 듬직한 속살의 향연이 가을의 바다에서 펼쳐진다.   


대하보리새우과의 새우이다. 보리새우과의 보리새우와는 다르다.

보리새우는 몸통에 줄이 나 있고 대하는 없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맛이나 가격으로 치자면 보리새우가 대하보다 한두 수 위이다.

살의 탄력도와 단맛 등에서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둘을 비교했을 때의 말이고,

대하를 단독으로 놓고 보자면 또 이만큼 맛있는 것도 없다.

구웠을 때의 풍성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은 오히려 대하가 더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1 남당리의 항구. 기다란 방파제가 있고 그 앞에 대하 잡이 배가 닿는다.

2 대하 소금구이이다. 진한 바닷내음에 이어 고소한 새우 살 익는 냄새가 올라온다.
3 왼쪽이 자연산. 오른쪽이 양식이다. 색과 모양새가 다 다르다.



대하가 모여드니 사람이 모여들고, 다시 대하가 모여들고 

대하에는 강화도, 안면도, 보령, 홍성 등등의 지명이 붙는다.

넓게 보자면 인천 앞바다에서 전라남도 앞바다까지 서해안 전역이 대하의 산지이다.

여기에 유독 조그만 ‘리’ 단위의 지명이 붙어 있으면서 ‘대단위’ 지역명의 대하보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 ‘남당리 대하’이다.

남당리는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 있는 조그만 어촌이다.

지도에서 보면 천수만에서 육지 쪽 한가운데에 있다.

천수만은 태안반도와 안면도가 난바다막아 나지막하고 조용한 앞바다를 형성하고 있다.

이 천수만이 대하의 최대 서식지이자 산란지이다.

그러니 남당리에 자연스럽게 대하 잡이 어선들이 모여들고

이를 먹으려는 사람들도 따라 모여들어 ‘남당리 대하’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이다.

남당리에 대하가 많이 난다고 하여 애초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산지의 특산 음식을 현지에 가서 먹고자 하는 열망이 조성된 것은 1980년대 이후의 일이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천수만의 대하는 많은 양이 냉동으로 일본에 수출되었으며

도시 소비지로 나오는 양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1980년대 들어 마이카 붐이 일면서 현지까지 가서 특산 음식을 먹는 여유 계층이 생겼다.

남당리에 도시 소비자를 위한 대하 판매장 또는 음식점이 생긴 것은 1980년대 중반의 일이다.

조그만 어촌에 파라솔이 하나둘 펼쳐지고, 다녀간 도시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번지면서

한해 두해 손님이 늘어나 1990년대 중반부터는 대하축제 열 만큼 유명해지게 되었다.



좋은 대하 싸게 사는 방법은?

남당리의 대하는 자연산과 양식 두 종류가 있다.

자연산은 대부분 천수만에서 잡은 것이고 양식은 천수만 바깥 것들도 있다.

남당리에 대하 먹으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니 양식 대하도 남당리로 모여드는 것이다.

남당리의 대하 잡이 어선은 2인 정도가 타는 조그만 배가 대부분이다.

천수만 내에서 조업이 이루어지니 클 필요도 없어 보인다.

물때에 맞추어 하루에 한 번 또는 두 번 그물을 넣고 거둔다. 한 번 나가 거두는 대하의 양은 20킬로그램 정도 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균을 말하는 것이고, 5킬로그램도 안 나오는 때도 있고 100킬로그램을 잡아 대박을 칠 때도 있다.

그래서 자연산 대하의 경우 가격은 수시로 변한다. 양식은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데

남당리 주민들이 일정 기간의 거래가격을 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9월초 시세는 자연산, 양식 모두 1킬로그램에 3만원선이다(대하를 사는 가격과 식당에서 먹는 가격이 다르다).

여러 가게를 돌며 대하의 질과 가격을 조사하였는데, 좋은 대하를 싸게 사는 특출난 방법은 없어 보였다.

물건이 금방금방 빠져나가는 큰 가게의 것이 싱싱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짐작 정도만 할 수 있었다.



대하의 생태를 알면 맛있는 대하를 고를 수 있다

대하는 1년 산다. 4~5월에 알에서 깬 대하는 연안에서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하여 급속도로 살을 찌운다.

이게 9월이 되면 10센티미터 정도가 되고, 이를 우리가 먹기 시작한다. 이때까지는 암수의 맛 구별은 거의 없다.

이후에도 대하는 계속 자라 10월이 되면 수컷은 12~13센티미터, 암컷은 16~18센티미터까지 자란다.

이때부터 암컷은 알을 품기 위한 난소를 발달시킨다. 크기나 겉모양새로는 암컷이 더 맛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때부터 암컷은 살이 퍽퍽해져 맛이 떨어지고 수컷은 살이 여물어져 씹는 맛이 좋아진다.

이런 맛의 차이는 자연산에서 특히 크게 나타난다. 10월말에 들면 대하는 몸집이 커질 대로 커지고 힘도 강해진다.

이때 자연산 대하의 참맛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다.

보통 대하는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서 죽게 되는데, 이 즈음의 대하는 워낙 힘이 강하여 그물에서 떼어내어도 사는 경우가 있다.

살아 있는 자연산 대하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회는 쉽게 맞닥뜨려지는 것이 아니다.

11월에 들면 대하는 깊은 바다로 들어갔다가 이듬해 봄에 제 부모들이 그랬듯이 수심 얕은 앞바다로 올라와 산란을 하고 죽는다.

양식 대하는 양식장에서 겨울을 날 수 없으므로 그 즈음에 모두 거두어들여 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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