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는 백합과 알리움(Allium)속 식물이다. 마늘, 파, 양파, 부추 등이 달래와 같은 알리움속이다.
비늘줄기가 있고 매운맛이 나는 식물을 한 속으로 묶은 것이다.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알리움속 식물로는 달래 외에 산부추, 산파 등이 있다.
산과 들에 자생하는 달래를 따로 산달래, 돌달래 등으로 부른다. 재배되는 달래의 ‘원종’일 것인데,
자생 달래와 재배 달래가 정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산과 들에 자라는 달래의 비늘줄기를 캐다 집 주위에 심었을 것이고,
그 재배법이 자연 상태에서 크게 변화를 준 것이 아니니 자생과 재배의 구분이 별로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달래는 지역에 따라 비늘줄기의 모양과 굵기 등에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상세하게 분류되어 있지는 않다.
1 달래는 마늘의 매운 내에 상큼한 나물의 향이 더해져 있다. 봄의 맛이다.
2 달래밭에는 매운 내가 가득하다. 따뜻한 봄 흙의 냄새도 묻어난다.
3 달래의 가늘 줄기가 빼곡하여 언뜻 잔디밭처럼 보인다. 미풍에도 하늘거린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동굴에서 삼칠일 동안 먹은 음식은 쑥과 마늘인 것으로 흔히 알고 있다.
[삼국유사]에 적혀 있는, 마늘로 번역된 한자는 蒜(산)이다. 蒜은 달래, 파, 마늘, 부추 등을 다 이른다.
그러니 굳이 마늘이라 번역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대체로, 조선시대까지 마늘은 蒜이라기보다 葫(호)라 하였다.
그러니 마늘이라 번역하기보다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달래나 산파, 산부추라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근래 산마늘이 유행하면서 뒤에 ‘-마늘’을 붙이고 있으니 산마늘을 신화 속의 그 蒜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蒜이라 할 수 있는 자생 식물 중에 달래가 우리 민족에서 가장 친숙한 것으로 보이므로
단군신화 속의 蒜은 달래로 읽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단국신화 속 쑥은 靈艾(영애)라 적혀 있다.
흔히 ‘신령스런 쑥’이라 번역하지만 또 다른 식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달래는 산과 들에 자생을 하므로 조선시대까지는 특별히 재배하는 식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1980년대까지도 달래 재배는 흔하지 않았으며, 수도권 근교농업의 하나로 소규모 재배가 있었을 뿐이었다.
비닐하우스 재배는 일찌감치 시도되어 한겨울에도 달래를 내었다.
달래 재배는 199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당시의 산나물 붐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충남 서산에서의 본격적인 달래 재배는 1960년대부터 있었으며 비닐하우스 재배는 1970년대에 시작되었다 한다.
현재 서산의 달래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산 내 달래 재배 농가는 380여 가구에 이른다.
이 수치로 보면, 1990년대 달래 재배의 급속한 확장이 서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산에 이처럼 달래 재배가 집중된 까닭에 대해 서산시농업기술센터의 김성현 씨는 “서산은 마늘, 파,
쪽파, 백합 등 백합과 식물 재배가 많다. 땅과 기후가 백합과 식물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이며,
달래도 그 경우일 것이다”고 말하였다. 또 하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백합과 식물들은 대부분 비늘줄기로 번식을 하는데 서산 농민들이 여러 백합과 식물을 재배하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어 달래 재배도 수월하게 접근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달래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지만 번식은 여느 백합과 식물처럼 땅 속의 동그란 비늘줄기 또는 줄기에서 자라는 주아로 한다.
비늘줄기와 주아를 종구라 한다. 농가에서는 종구를 확보하기 위한 밭을 따로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구만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농가도 있지만 종구 가격이 비싸 자가 채종을 하는 것이다.
달래는 꽃이 피고 난 다음 잎줄기가 말라 죽는다. 잎줄기가 시들기 전에 주아를 거두고, 시들고 난
다음에는 땅 속의 비늘줄기를 수확하여 종구로 쓴다. 이런 식으로 하면 하나의 종구를 뿌려 4~5개의
종구를 얻게 되는데, 이 종구를 다시 선별하여 재배용 종구와 종구 확보용 종구로 나누어 사용한다.
달래는 섭씨 25도 이상 되면 잎줄기가 시들어 여름 재배는 어렵다. 그 외 계절에는 온도 조절만 적절히 하면
한 해에 3~4회 연이어 지을 수 있다. 파종 후 먹을 수 있는 크기의 달래로 자라기까지 45일 정도 걸린다.
서산에서는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달래를 낸다. 그래도, 이른 봄의 달래가 맛있다.
글·사진/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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