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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맛 광주 새싹채소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6. 12. 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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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새싹채소 봄의 맛 매서운 겨울이었고, 결국은 봄이다. 봄이면 싹이 돋는다.<br>식물의 태동이다. 이 식물의 싹을 틔워 먹는 것을 새싹채소라 한다. 봄의 맛이다.

대부분의 식물은 씨앗으로 번식한다. 씨앗에서 처음으로 터져나오는 어린 잎이나 줄기를 싹이라 한다.

싹에는 뿌리가 될 털 같은 것도 붙어 있는데 이것까지를 싹이라 할 수도 있다.

이 싹을 채소로 먹을 때의 이름을 흔히 새싹채소라고 한다. 정확히 하자면 싹채소가 맞을 것이다.

농민들은 이를 좀더 세밀하게 분류를 한다. 발아한 지 4~5일 된 것은 새싹채소 또는

베이비채소라 부르고 15일 정도 되어 본잎이 나온 것을 어린잎채소라고 한다.

새싹채소와 어린잎채소를 다 아울러 새순채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비시장에서는 이를 두루 새싹채소라고 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급 레스토랑의 장식용 채소

씨앗에서 처음 나오는 잎을 떡잎이라 한다. 줄기 하나에 떡잎이 둘 또는 하나가 붙어 있다.

이 상태의 식물을 먹는 일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것이 콩나물과 숙주이다.

콩나물은 메주콩이나 쥐눈이콩 등을 싹 틔운 것이고 숙주는 녹두를 싹 틔운 것이다.

요즘 새싹채소라 이르는 것은 콩나물, 숙주와는 조금 다르다.

무, 순무,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유채, 다채, 청경채 등등의 싹이다.

예전에는 일상에서 먹지 않던 싹들인 것이다. 이 새싹채소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무순이 그 처음이었다.

정확한 것은 아닌데, 30여 년 전부터 일식집에서 이 무순을 썼다는 말이 있다.

새싹채소가 본격적으로 재배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이다.

처음에는 시장에 깔리지 않고 호텔 레스토랑 등에만 납품되었다. 음식에 장식을 하는 용도로 쓰였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이 새싹채소가 건강에 좋다는 말이 번지면서 일반 시장에서도 팔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그렇게 넓지 않다.

가격이 비싼 탓도 있지만 우리 음식에 다양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 4~5일 키운 새싹채소이다. 상토 없이 통돌이 재배기에서 물만으로 키운 것이다.
2 본잎이 나오기까지 키우는 새싹채소, 즉 어린잎채소는 밭에서 키운다. 막 오전 작업을 끝냈다.
3 묘판에서 떼어낸 새싹채소이다. 봄의 미각을 돋울 만한 것이다.




서울 위성도시이면서 농사 짓는 지역

새싹채소는, 일부는 땅에서 재배하기도 하지만, 플라스틱 묘판에서 키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배 기간도 짧아 여러 단을 쌓아 키우면 넓은 면적이 필요하지 않다.

신선채소이니 소비지 인근에서 재배하면 유통에 유리하다. 그래서 새싹채소 농가들은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경기도 광주시, 하남시, 고양시, 의왕시 등 서울 위성도시이면서 아직 농업이 버티고 있는 지역에서 새싹채소 재배를 많이 한다.

그 중에서도 광주시 초월읍에 새싹채소 재배 농가들이 많다. 이 지역에서는 전형적인 근교농업을 볼 수 있다.

아욱, 청경채, 토마토 등을 주로 재배한다. 농민들은 ‘물건’ 파는 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시장과 가까우니 상인들이 밭에까지 와서 싣고 간다. 농민들은 세상 물정에 밝다.

소비지 바로 곁에 있으니 시장 흐름을 정확히 알고 이에 맞추어 농사를 짓는다.

또 생산자끼리 결집하여 ‘파워’를 키울 줄도 안다. 광주의 새싹채소 재배농가들도 조직적으로 잘 뭉쳐져 있는 듯하였다.



봄에 돋는 자연의 싹처럼

새싹채소는 애초 서양에서 건강식으로 먹었다고 한다.

다 자란 채소에 비해 비타민과 미네랄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쉽게 재배할 수 있어 한때 새싹채소 붐이 크게 일 것처럼 보였다.

새싹채소 전문점도 여기저기 생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새싹채소는 처음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 크게 번창하고 있지는 않다.

각종 음식에 장식으로 쓰이는 정도에서 머뭇거리고 있을 뿐이다.

새싹채소의 맛을 보면, 이 정도의 활용이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새싹채소들은 거의가 무, 배추 등 십자화과 식물의 싹이다.

이 싹들에는 콧잔등을 때리는 아릿한 매운맛이 있다.

음식에 새싹채소가 고명으로 조금 들었을 때는 이 매운맛이 방점 하나를 찍는 역할을 하지만,

한때 식당 음식으로 유행하였던 새싹채소비빔밥처럼 새싹채소들이 잔뜩 들어간 음식에서는

그 매운맛으로 인하여 거북스러워진다. 새싹채소는 그 조그만 몸에 생명의 신비를 가득 품고 있다.

신비는 적당히 감추어져 있을 때 더 신비로운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 슬며시 눈에 들어오는 ‘신비의 새싹채소’이어야 제 격에 맞을 것이다.

봄에 돋는 자연의 싹들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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