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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수산시장 해산물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7. 2. 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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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수산시장 해산물 서울의 바다 한반도의 바다는 사철 여러 해산물을 내놓는다. 이 해산물이 거의 다 모이는 곳이 있는데, 서울의 노량진수산시장이다.<br>전국에서 제일 큰 소비지 수산시장이다. 경매를 쉬는 날이 있지만, 도소매 시장은 1년 365일 24시간 선다.

시장은 물건을 거래하는 곳이다. 산지에서도 서고 소비지에서도 선다.

산지 시장은 대체로 생산자와 상인간에 거래가 이루어져 그 생산 물량에 따라 시장 크기가 결정되지만,

소비지 시장은 소비자의 규모에 따라 시장 크기가 달라진다.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를 가고 있는 곳은 서울이며,

따라서 서울의 시장이 한반도에서 가장 크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서울의 소비자에게 해산물을 공급하는 시장이다.

바다가 곁에 없지만, 소비자를 찾아 전국의 해산물이 다 모인다. 한반도 바다에서 나는 것 중에 없는 것이 없다.

노량진수산시장에는 활어, 선어, 냉동 해산물, 조개류, 갑각류, 건어물 등 370여 종의 해산물이 거래된다.

새벽에 경매가 서는데, 여기에 참가하는 중도매인은 180여 명에 이르며, 도소매를 하는 점포는 800여 곳이다.

한반도의 바다가 이 노량진에서 다 만난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점포들은 전문 품목이 있다. 이 가게는 갈치, 대구, 삼치 전문일 것이다.

새벽 경매가 대충 끝나고 막 문을 여는 중이다.




경강시장에서 비롯하였다

조선 한양의 사대문 안에는 시전()이라는 시장이 섰다. 조선 정부가 관리하는 시장이다. 여기에 어물전도 있었다.

시전 어물전의 해산물은 서해에서 한강을 타고 들어온 어선들이 주로 공급하였다.

한강 중에서 한양 근처를 흐르는 강을 경강()이라 하였는데, 이 경강의 포구에 어선들이 들어오면

포구의 상인들이 해산물을 구입하여 시전으로 넘겼다. 경강 포구의 시장을 경강시장, 포구의 상인을 경강상인이라 하였다.

경강시장이 선 포구는 용산, 마포, 서강, 양화진, 노량진, 동작진, 서빙고, 뚝섬, 송파진 등이었다.

이 경강의 포구에서 거래되었던 물품에 해산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해산물은 서해안에서 들어왔으므로

경강 하류 쪽의 포구에서 특히 해산물 거래가 많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노량진수산시장의 뿌리를 찾자면 조선의 이 경강시장에까지 거슬러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경강시장은 구한말 교통의 변화로 쇠퇴하였다.

1899년 제물포와 노량진을 잇는 경인선(이듬해 경성역까지 연장되었다)이 놓인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경성에 수산물 도매시장이 처음 선 것은 1905년이었다. 경성역 앞에 있었으며, 이름은 경성수산시장이었다.

이후 히노마루수산시장과의 합병하고, 용산수산시장, 경성어시장 등과의 통합을 거쳐 1927년 경성부 수산시장이 되었다.

노량진수산시장 홈페이지에는 이 경성부 수산시장이 지금의 노량진수산시장 역사의 처음으로 소개되어 있다.

이후로 줄곧 서울역 근처에 있다가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은 1971년의 일이다.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 밤이 되면서 전국에서 해산물을 실은 차들이 노량진수산시장으로 들어온다.

경매는 새벽 1시부터 시작된다. 먼저 조개류 경매가 주차장 바로 옆에서 이루어지고, 곧이어 시장 안에서는 선어 경매가 진행된다.

선어가 물량이 가장 많아 보인다. 경매는 여기저기에서 동시에 한다.

중도매상마다 전문적으로 다루는 품목이 달라 동시 진행이 가능할 것이다. 선어 경매가 거의 끝나는 새벽 3시에 활어 경매가 이어진다.

살아 있는 생선을 장 바닥에 풀어놓고 하는 경매이다. 박스에 바닷물을 담고 여기에 활어를 넣어 중도매인이

활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경매가 끝난 생선들은 곧바로 중도매인들의 가게로 옮겨진다.

경매가 끝나갈 무렵이 되면, 그러니까 오전 5시 즈음이 되면, 중도매인은 낙찰 받은 해산물을 장 바닥에 진열을 한다.

경매가 이루어졌던 그 자리에 진열이 되기도 하고 점포 앞에 놓이기도 한다. 이때부터는 도매시장이다.

부지런한 소매상인, 식당 주인 들은 경매를 할 때 이미 시장에 와 '물건' 확인을 한다.

해산물은 그날그날 생산량이 달라지니 일찍 와야만 챙길 수 있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도매라 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 소매도 한다. 판매 단위가 크다는 것이 일반의 소매와 다르다. 이 시간이면 소매 점포도 문을 연다.

도매는 오전이면 대충 끝나고, 소매상은 오후 4~5시이면 문을 닫는다. 그 시간이면 새벽에 들어온 물건이 소진되기 때문이다.

시장 내에 길게 수족관 진열대를 내놓고 있는 소매 활어 점포와 일부 조개류, 갑각류 점포는 오히려

그 시간 이후에 맞는 손님들이 더 많다. 그 자리에서 회를 쳐서는 포장해 가는 소비자들이다.

생선회 양념을 차려주는 식당도 여럿 있다. 이들 소비자가 빠져나가는 밤 늦은 시간이면,

다시 해산물을 실은 차들이 전국에서 시장으로 몰려든다.




활어 점포가 길게 늘어서 있는 이곳이 노량진수산시장 풍경 중에 가장 익숙할 것이다.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면 노량진역으로 갈 수 있다.

선어 경매를 하고 있다. 선어 경매는 새벽 1시 즈음에 시작한다. 이 경매 자리에서 활어 경매가 이어진다.


'관광 시장'이 될 수 있을까

수산시장으로는 산지 시장인 부산과 인천의 시장 규모가 크다. 그러나 노량진수산시장은

한반도의 모든 해산물이 다 모인다는 점에서 산지 시장과는 다른 특색이 있다.

2011년 서울시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의 가장 매력적인 명소'에 노량진수산시장이 들어 있다.

실제로 노량진수산시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최근에 많아졌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어느 도시를 방문하든지 시장을 꼭 보고 싶어한다.

노량진수산시장은 한반도에서 나는 거의 모든 해산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바다와 한국의 해산물 음식을 한 자리에서 설명해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관광 시장'으로서의 노량진수산시장은 많이 부족하다. 활기는 있으나 축축한 느낌의 불쾌함이 공존한다.

싱싱한 해산물은 있으나 맛있는 해산물 요리는 없다. 2015년을 목표로 현대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글·사진/ 황교익 |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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