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의 원산지는 인도로 추정된다. 열대 지방에서는 여러해살이 풀이지만 겨울이 있는 한반도에서는 한해살이를 한다.
세계 전역에서 이 식물을 재배하는데 서양보다는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양에서 더 즐겨 먹는다.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 때부터 재배하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국이상국집] 등 고려시대 문헌에
가지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한민족에게는 흔한 채소류였던 것으로 보인다. 가지의 영어명은 Eggplant 이다.
서양의 가지가 달걀 모양인 것이 많아 붙은 이름일 것이다. 한국의 가지는 대체로 길쭉하게 생겼으며
최근에 서양의 동그란 가지도 일부 재배가 시도되고 있다.
가지는 이 땅에서 오랫동안 재배되어온 과일채소이지만 음식으로 그다지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블랙 푸드 열풍으로 소비가 많이 늘었다.
가지는 원래 여름 과일채소이다. 5월 즈음에 심으면 6월 하순부터 따기 시작하여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열매를 단다.
텃밭에 몇 포기 심어두고 가을까지 한두 개씩 따다 반찬으로 해먹는 채소였다.
가지의 대단위 재배는 1990년대 초부터 이루어진 일본 수출 영향이 컸다.
일본에서는 1년 내내 가지를 가져가기를 원했고, 따라서 가지 시설 재배가 늘어났다.
한때 경남과 전남 지방에 수출용 가지 재배 단지가 넓었는데 2000년대 들어 일본 수출이 주춤해지면서
가지 주산지가 경기와 강원권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경기 여주군에서 가지 재배 면적을 부쩍 넓혀
전국 가지 생산량의 25% 정도를 자치하고 있다.
수도권의 대규모 시장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큰 작용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가지는 한반도에서 오래 전부터 자라던 식물이므로 토착종들이 다수 존재하였다.
토종 가지 중 가장 많이 심었던 것이 ‘쇠뿔가지’이다. 이름 그대로 쇠뿔처럼 휘어져 있고 끝이 뾰족한 가지이다.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검정보라색이 짙다. 토종을 개량한 것으로 ‘신흑산호’라는 품종이 한때 인기가 있었다.
길이가 30cm 정도 되며 이 역시 반짝반짝한 검정보라색을 띄었다.
1990년대에 들어 수출용으로 일본 품종이 한반도에 대거 들어왔다. 시설 재배용 품종이다.
농민들은 일본 품종명을 그대로 부르기보다 ‘쫄쫄이’니 ‘리까리’니 하는 입말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축양’(筑陽, 치쿠요우)이라는 일본 품종이 가장 흔히 재배된다.
여주군에서는 주로 시설에서 가지를 재배한다. 2기작을 하는데, 처음은 2월에 모종을 심어 4~7월까지 수확을 하고,
8월에 다시 모종을 심어 10~12월까지 거둔다. 가지는 밭의 거름기를 강하게 빨아올리는 작물이라
이렇게 연중 재배를 하게 되면 연작피해가 따른다. 그래서 미생물 발효 거름을 주는 등 밭 관리를 잘 하여야
이 재배 작형을 유지할 수 있다. 오이나 애호박 등 여느 과채류에 비해 가지는 연중 가격이 골라 농가
수익이 안정적인 데 반하여 토양 관리의 어려움이 크다 할 수 있다.
가지는 꽃이 피고 20일이면 수확할 만한 크기로 자란다.
노지에서는 자연수정을 하지만 하우스에서는 일일이 인공으로 수정을 하여야 한다.
또 곁가지를 치고 잎을 따내어 가지가 볕을 잘 받게 하는 일에도 손이 많이 간다.
가지를 한창 딸 때면 매일 하우스 안에서 살다시피하여야 한다. 한 포기에서 50개 정도의 가지를 따는데,
그 수확 일수를 보면 포기 하나당 하루에 하나를 채 못 따는 셈이다.
가지는 검정자주색이 짙다. 막 딴 것은 물기가 촉촉하게 배어나온다.
가지는 대부분 하우스에서 재배를 한다. 한여름 하우스 안은 찜통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가지의 소비가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
가지의 검정보라색에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 있어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블루베리, 오디, 복분자 등 ‘블랙 푸드 열풍’에 이 가지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어떤 특정의 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바람은 잠시 불고 말 뿐이었다는 이때까지의 경험을 생각하면
지금의 가지 소비행태에 염려스러움이 있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가지 요리 레시피가 전통적인 가지나물을 넘어
가지찜, 가지구이, 가지튀김 등 일본식 요리들이 많이 나와 있다.
적당히 익히면 말랑한 부드러움을 지니게 되는 과채류는 가지 외에는 드물다. 달콤하기까지 하다.
요리하기에 따라 건강에 좋은 가지에서 맛있는 가지로 이미지가 바뀌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1년에 1인당 2킬로그램 정도 먹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100그램 정도 먹는다는 자료가 있다.
글·사진/ 황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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