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라는 물고기 이름에 대해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먼저, 강화의 밴댕이는 어류분류상으로 ‘반지’가 바른말이다.
청어목 멸치과의 생선이다. 밴댕이는 강화의 사투리이다. 그런데, 밴댕이가 정식 명칭인 어류가 있다.
청어목 청어과의 생선이다. 이를 흔히 사투리로 ‘디포리’라 부른다.
멸치 대신 국물 내는 용으로 쓰이는 그 생선이다.
강화에서 반지를 밴댕이라고 부른 지는 오래되었다. 반지라고 하면 강화의 어부도 알아듣지 못한다.
또 정식 명칭이 밴댕이인 생선에 대해서도 강화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이는 일반인들도 똑같다.
반지는 어류분류상의 정식 명칭으로만 존재하고 강화에서 잡히는 청어목 멸치과의
생선을 다들 밴댕이라는 사투리로 부르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를 바로잡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혼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요약을 해보았다.
1) 반지: 청어목 멸치과. 강화에서는 밴댕이라는 사투리로 부른다. 주로 서해안에서 봄에서 여름 사이에 잡힌다.
회와 젓갈로 해서 먹으며 말리지 않는다. 몸 전체가 은색이다.
2) 밴댕이: 청어목 청어과. 디포리라는 사투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주로 남해안에서 가을에 잡힌다.
회와 젓갈로 쓰지 않으며 말려서 국물 내는 데 사용한다.
전체적으로는 은색이고 등쪽이 푸른데, 그래서 ‘디포리’(뒤가 파랗다)이다.
이 글에서는 사투리의 현실적 힘을 인정하여 강화에서 잡히는 반지를 밴댕이라고 적는다.
1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밴댕이잡이 배. 상품성 없는 잡어들을 버리므로 항상 갈매기가 뒤쫓는다.
2 후포의 어부들이 운영하는 포구 식당들. 물건에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가격은 동일하다.
3 외포리 시장 안 좌판. 밴댕이를 손질해 도시락에 담아 판다. 최근 시장을 깨끗이 재정비했다.
강화에는 여러 포구가 있는데,
밴댕이 잡이 배가 있고 밴댕이를 먹을 수 있는 포구로는 후포와 외포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포구에는 선주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들이 있고 그 식당들은 선박 이름을 상호로 걸고 있다.
신진호’ ‘명랑호’ 하는 식이다. 그 외 동막해수욕장의 식당들과 강화읍 풍물시장의 어물전,
2층 식당가에서도 밴댕이를 먹을 수 있다.
밴댕이 어장이 형성되는 지역은 강화 북단이다. 배로 3시간 정도 이동하여 6시간 조업을 하고 3시간 동안 돌아온다.
안날 저녁에 나간 배는 다음날 아침에, 새벽에 나간 배는 오후에 들어온다.
보통 오후 2~3시 사이 포구에 나가면 밴댕이 잡이 배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밴댕이는 ‘낭장망으로 잡는다.
조류가 센 지역에서 쓰는 고기잡이 방법이다. 자루 모양의 그물인데, 그 날개와 자루 끝을 닻 등으로 고정시키고
조류에 의하여 들어온 물고기를 잡는다. 어부는 이 그물에서 물고기만 거두고 그물은 다시 바다에 넣는다.
이 낭장망 그물에는 밴댕이 외 여러 잡어들도 잡히는데, 최근 한반도 근해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한 탓에
남해에서 잡히던 삼치며 갑오징어 등도 올라와 어부들도 신기해하고 있다.
밴댕이가 5월부터 7월 초까지 맛있는 이유는 산란을 하기 위해 몸을 살찌우기 때문이다.
밴댕이는 겨우내 깊은 바다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연안으로 이동하면서 먹이 활동을 왕성히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연안에 거의 다 올라온 살찐 밴댕이를 잡아서 먹는 것이다.
7월 중순부터 산란에 들어가면 금어기로 정하여 밴댕이 잡이를 멈춘다.
또 산란 후 밴댕이는 기름과 살이 다 빠져 맛이 없다.
강화 가면 사철 밴댕이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제철에 잡아놓은 밴댕이를 냉동해두고 쓰기 때문이다.
밴댕이는 성질이 급해 배 위에 오르자마자 죽는다. 그래서 활어회는 없다.
어민들의 말로는, 밴댕이를 잡아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켜 먹는 것이 가장 고소하고 부드럽다고 한다.
작은 생선 치고는 비늘이 억센 편인데, 살이 연해 비늘을 칼로 긁으면 상할 수 있으므로 물에 씻어 털어낸다.
큰 놈은 한 마리로 두 점, 작은 놈은 한 점의 회를 발라낸다.
회로 먹을 것은 10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것이 부드러워 좋으며, 구울 것은 큼직할수록 살이 깊어 맛있다.
밴댕이회 맛은 고소하고 연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고 가을 전어처럼 아주 기름져 고소함이 너무 강한 것도 아니며,
꽁치나 웅어처럼 힘없이 입안에서 허물어지는 것도 아니다.
적당히 고소하고 적당히 부드럽다. 일반적으로 쌈채소에 초장이나 된장, 마늘, 풋고추를 올려 먹는데,
밴댕이의 그 연한 조직감을 고려한다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상추와 마늘, 풋고추 등을 씹기 위해 턱에 다소 강한 힘을 주게 되어 있고, 그러면
그 안에 있는 밴댕이의 연한 살이 뭉그러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추냉이간장은 밴댕이의 기름내와 부딪혀 좋지 않으며 된장도 밴댕이의 맛을 살리지 못하는 듯하다.
최소한의 초고추장에 찍은 밴댕이회에 입가심용 생강초절임 또는 소주 한잔이면 더없이 맛있을 것이다.
밴댕이구이는 회를 다 먹고 주문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꼬순내’가 워낙 강하여 밴댕이구이 먹고
난 다음에는 어떤 음식도 즐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굵은 소금을 뿌려 구우면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다.
기름내와 비린내를 줄이자면 레몬즙이 좋을 것이나 강화 현지 음식점에서 이를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이고,
식탁에 으레 오르는 고추냉이간장에 식초를 첨가해 찍어 먹으면 잘 어울린다.
강화의 밴댕이회무침은 초고추장에 각종 채소를 썰어넣고 들깨가루나 콩가루를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해 내놓는다.
따로 주문하기보다는 밴댕이회를 먹다가 남은 것을 비벼 먹는 게 실속 있다.
여기에 밥을 더하면 밴댕이회덮밥이 된다.
‘소심쟁이’ 밴댕이, 제철 대범하게 입맛 당기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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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면 그물에서 제 분에 못 이겨 죽어 산 밴댕이를 본 사람조차 드물다.
그 ‘속 좁은’ 밴댕이 맛을 보려고 초여름이 되면 강화도 화도면 선수포구에...
[TRAVEL FEATURE]속 좁은 밴댕이, 혀끝에 와 닿는 감동은 최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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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당기는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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