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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에서 탄생한 명작 프랑스 치즈

요리 이야기/음식이야기2

by 그린체 2017. 3. 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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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치즈 우유에서 탄생한 불후의 명작

‘치즈가 없는 식사는 한 눈 없는 미인과 같다’는 프랑스 유명 식도락가의 말처럼

프랑스의 식탁과 식문화에서 치즈는 빠지지 않는 메뉴이다.

프랑스에서 치즈는 대단히 많이 소비되고 있는데, 1년에 한 사람이 먹는 치즈 소비량이 평균 15kg이 넘을 정도이다.

프랑스에는 현재 300여종이 넘는 치즈가 존재하며 요리나 디저트, 와인 안주에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프랑스 치즈의 시작

로마시대부터 프랑스는 가장 품질 좋은 치즈를 생산하는 국가 중 하나였다.

로마의 귀족들은 프랑스 치즈를 대단히 사랑하였고 유명한 시인이나 소설가들도

그들의 시와 책을 통해 프랑스 치즈에 관한 칭송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프랑스 초창기의 치즈는 Mortaria라고 불리는 움푹한 토기에서 만들어 졌는데,

이 토기 안쪽의 거친 부분에서 박테리아가 생성되어 치즈를 응고시켜주었다.

또한 작은 주둥이 부분을 통해 훼이(Whey: 유청())가 분리되면서 크림 치즈가 만들어졌다.

로마인들이 프랑스를 떠난 후에도 프랑스에서는 로마인들이 즐겨 먹던

로크포르 치즈(Roquefort cheese)와 캉탈 치즈(Cantal cheese)의 제조가 계속 이어졌다.

7~8세기경에는 많은 수도원에서 치즈의 제조가 이루어 졌으며

그 제조 기술은 자연스럽게 프랑스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이로서 중세기에 프랑스의 유명한 치즈인

브리 치즈(Brie cheese)와 콩테 치즈(Comte cheese)가 생산되었으며 수도사들이 최초로 개발한

마르왈 (Maroilles), 묑스테르(Munster), 리바로 (livarot)와 같은 다양한 치즈들이 생겨났다.

프랑스 치즈의 종류

1) 나폴레옹이 사랑한 치즈 - 카망베르(Camembert


 

프랑스 노르망디 마을의 부인들이 나폴레옹에게 대접한 치즈로 유명한 카망베르는

오주 지방의 작은 마을인 카망베르 지역에서 프랑스 혁명 때 마리 아렐(Marie Harel)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녀는 프랑스 혁명 당시 피신 중인 한 사제를 숨겨 주었는데, 사제가 고마움을 갚기 위해 그녀에게

치즈 제조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 카망베르의 기원이 되었다.

처음 카망베르를 만들 당시에는 밀짚으로 포장을 해 치즈가 쉽게 상하기도 했었는데,

1880년에 M.리델이 나무 대팻밥으로 만든 상자를 만들어 운송 중 치즈가 파손되거나

상하는 문제가 해결된 이후로 카망베르 치즈의 유명세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카망베르 치즈는 향이 강하고 곰팡이에 의해 숙성된 치즈로 천연 외피의 연질 치즈로 분류된다.

겉면에 가는 줄무늬와 솜털 모양의 곰팡이를 지니고 있는데, 제조 후 건조되는 과정에서

흰색 페니실린(penicillin)으로 인해 곰팡이가 생겨난다.

약 3~6주 정도의 숙성 기간을 거치며 비스킷이나 카나페 등과 잘 어울린다.



2) 치즈의 왕 - 브리(Brie


 

카망베르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리 치즈는 파리 근교의 마른(Marne)과 센(Seine)지역에서

만들어졌으며 암소에서 짜낸 원유로 만들어지는 천연 외피의 연질 치즈이다.

문헌 상에는 700년대 중반에 등장했으나 1815년에 이르러서 유명해졌다.

외피에 솜털이 난 듯한 흰색으로 카망베르 치즈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평균 무게가 2.5kg 정도로 구분된다.

브리 치즈는 브리용 주걱으로 직접 떠내면서 모양을 만들며, 하나의 브리 치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략 25리터의 우유가 필요하다. 맛이 연하기 때문에 작게 썰어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먹기 1시간 전 냉장고에서 꺼내서 먹으면 고유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치즈는 처음 만들어질 당시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즐겨 먹던 치즈였으나 이후

왕과 귀족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혁명가인 라발레는 ‘빈자들과 부자들에 의해 사랑받는 브리 치즈는 사람들 간의 평등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시대부터 평등을 가르치고 있었다’ 고 말하기도 하였다.

또한 1814년 비엔나 회의에서 ‘치즈의 왕이며 왕들의 치즈’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오늘날까지도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3) 육군 대령의 복장과 비슷해? - 리바로 (Livarot


 

리바로 치즈는 노르망디 지역에서 생산되는 치즈로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 되었으며

이 치즈를 주로 판매하던 리바로 지역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12세기 중엽부터 미각적 품질이 뛰어나고 영양가가 풍부하여 ‘노동자의 고기,

혹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기’라 불릴 정도로 영양가가 높았다.

리바로 치즈에 들어가는 원유를 생산하는 오주 지역은 점토질의 토양과 해양성 기후의

습한 성질로 풀이 연하고 부드럽게 자라난다. 때문에 오주 지역은 치즈를 제조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된다.

리바로 치즈의 외관에는 3~5개의 끈이 둘러져 있는데

이 모습이 육군 대령의 복장과 비슷하다고 하여 ‘육군 대령(colonel)'이라고도 불린다.

리바로 치즈는 치즈를 만드는 사람과 숙성시키는 사람이 나뉘어져 있으며

전통적인 리바로 치즈는 가열과 압착을 하지 않는다.

봄, 여름에 자라난 풀을 먹고 짜낸 원유로 만들어진 치즈는 소금물로 겉면을 닦고 뒤집어서

말리기를 반복하며 2~3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이후 완성된 치즈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소비된다.


4)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치즈 - 콩테(comte


 

프랑스의 동부 지역인 알프스 산맥 콩테 지방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콩테 치즈는 무려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치즈는 보포르 (Beaufort)치즈와 함께 ‘프랑스의 그뤼에르(대형 하드 치즈)’라고

불릴 정도로 미묘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암소의 젖으로 만들어지는 이 치즈의 무게는 보통 40~50kg에 달하며,

만드는 데에만 대략 500리터의 원유가 필요하다.

콩테 치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창고에서

6개월 정도의 숙성 기간을 거치는데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특유의 향을 갖게 된다.

이후 지하 창고로 옮겨지게 되는데 이곳에서 치즈 덩어리가 발효해 가스를 발산한다.

보통 구멍은 2cm 이하이며 구멍이 적을수록 더 좋은 콩테 치즈로 평가 받는다.


5) 기타 



퐁 레베크 / 캉탈/ 묑스테르 / 로크포르


이 외에도 정사각형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는 퐁 레베크(Le Pont l'Eveque),

겉은 거칠지만 속은 부드러운 캉탈(Cantal entre deux),

묑스테르 계곡의 수도사들이 주민들에게 먹이기 위해 개발한 묑스테르 치즈(Le munster),

최초로 원산지 명칭 보호 대상으로 지정된 로크포르(Roquefort) 등 프랑스에는 수많은 종류의 치즈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치즈는 프랑스 요리, 와인과 어우러져 프랑스의 음식 문화를

한층 더 탄탄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프랑스에서 치즈는 곧 계급의 상징?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치즈는 곧 계급을 상징하였다.

가난한 집안에서는 숙성 기간이 짧은 신선 치즈를 내었고,

부유한 집안에서는 대부분 6개월 이상 숙성된 치즈를 먹었기 때문이다.

15세기경까지 프랑스에서는 식탁에 어떤 치즈가 오르는지에 따라

그 집안의 권위와 부유함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치즈가 부를 상징하는 척도로 기능함에 따라 상류층 사람들은

그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치즈를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브리 치즈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16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치즈가 유행하기 시작하여 부유한 집안에서도 저렴한 치즈를 즐기게 되었다.

이러한 식성의 변화는 치즈가 단순히 식사용으로만 사용됨을 떠나 제과제빵,

디저트, 와인 안주로까지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프랑스 치즈에 관한 팁 – 식사 중에 치즈를 너무 많이 먹지 말 것

치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거나 디저트(Dessert)를 먹기 바로 직전, 혹은 디저트 대용으로 먹는다.

프랑스에서는 귀한 손님이나 중요한 모임을 갖는 자리에서는 적어도 3종류 이상의 치즈를 내어놓는 것이 예의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치즈를 너무 많이 먹게 되면 그날 식사가 부실했음을 의미하므로 치즈는 적당히 먹는 것이 예의이다.




프랑스에는 치즈,버터와 같은 유제품만을 따로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는데

이런 가게들은 크레므리(Cremerie)라고 부른다.

크레므리에서는 매일 아침 공수되는 신선한 치즈들을 구입할 수 있으며

커다란 치즈들은 작은 조각으로 나눠서 판매하기도 한다.

각각의 치즈들은 만들어진 방법과 먹는 방법에 의해 구분되는데,

보통 흰색 치즈인 프로마즈 프레(Fromages frais), 숙성시켜 만드는 프로마즈 페르망떼(Fromanges fermantes),

녹여서 먹는 프로마즈 퐁뒤(Fromages fondus)로 나뉜다.

프랑스 치즈에도 AOC마크가?

프랑스 와인의 라벨을 살펴보면 표시되어 있는 AOC가 프랑스의 치즈와 버터에도 사용된다.

AOC는 와인과 치즈의 원료가 되는 농산물의 원산지를 증명하는 제도로,

프랑스 정부는 AOC로 원산지의 명칭과 지리적 한계는 물론 생산 방법까지 규제한다.

이를 통하여 각 제품의 특성을 살리고 유명한 지역의 농산물이 다른 곳으로 흘러 들어가거나

유명한 곳에서 다른 곳의 농산물을 구입하여 제품을 만드는 행위를 금지하여

각 지역별로 독특한 고급 제품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제도이다.

AOC 관리 품목은 와인을 시작으로 하여 생수, 올리브유, 과일과 채소, 꿀 등이 해당되며,

치즈의 경우 1990년부터 AOC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참고 및 사진 제공: 프랑스국립낙농협의회(CNIEL),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소펙사)

글·사진/ 김한송 |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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