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가 외국 소에 비해 맛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미국 광우병 소 수입 파동이 나면서 한우에 대한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한우 고기 소비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를 단지 애국심에 따른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비싼 가격에도 이렇게 지속적으로
소비량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맛 때문이다. 한우 고기가 우리 입맛에 맞는 것이다.
한우 품종 자체가 올레인산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육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우 고기가 맛있는 것은
단지 품종 덕인 것만은 아니다. 어떻게 사육을 하는가에 따라 맛 차이가 크게 난다.
홍천 한우가 최근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은 사육 방법의 차별화 덕이 더 크다.
1 홍천을 가로지르는 강이 꽁꽁 얼었다, 얼음 위 사람들은 천렵을 하는 이들이다.
2 마블링이 고운 살치살이다. 무항생제 1등급 홍천 한우의 것이다.
3 한우는 성질이 온순하다. 눈을 맞추고 사진을 찍으니 얼굴을 디밀어준다.
홍천은 예전부터 한우 산지로 유명하였다.
홍천 우시장이 영서 지방의 한우를 모으고 흩어놓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홍천 한우’라는 자생 지역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이 홍천 한우를 상업적으로 브랜드화를 시도한 것은 1990년대 초의 일이다.
홍천 한우 농가들을 결집하여 홍천청정한우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졌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홍천군 전체를 대표하는 ‘늘푸름 홍천 한우’가 탄생했고 이를 지금도 쓰고 있다.
이 브랜드의 관리는 홍천군, 홍천축협, 홍천농협 등에서 한다.
최근에는 무항생제 한우 생산 농가를 늘리면서 명품화를 꾀하고 있다.
홍천군과 늘푸름 홍천 한우 공식 사이트에는 홍천 한우를 이렇게 설명해놓았다.
늘푸름 홍천 한우는 청정지역인 홍천에서 사육하는 순수혈통의 한우(암소)에 고급육 우량형질의 수소 정액으로
인공수정을 실시하여 생산된 송아지 중 수송아지를 7개월령 이전에 거세하여 생후 27개월 이상 장기비육을 실시합니다.
또 홍천군과 강원대학교가 산학협동으로 전국 최초 개발한 발효사료를 급여하는 늘푸름 한우 사양관리
프로그램에 의해 사육되어 생산한 육량 B등급, 육질 1등급 이상의 판정을 받은 고급육을 말하며
맛과 품질에서 일반 한우와 차별화된 한우 최고급육입니다.” 홍천한우클러스트사업단에 문의하여 위에 적힌 내용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작목반 섭외를 부탁하였다. 그렇게 추천 받은 곳이 늘푸름한우사랑영농법인이다.
늘푸름한우사랑영농법인은 6명의 한우 농가로 조직되어 있다. 모두 700여 마리를 키운다.
홍천읍내에 직영 식당을 운영하며 춘천에는 가맹 식당이 하나 있다.
농장주들은 의외로 젊었다. 40대 중후반이다.
영농법인 대표인 박영완씨의 농장으로 안내를 받았다. 기다란 개방형 축사에는 100여 마리의 소가 있었다.
박 대표는 몇 마리인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엊그제 송아지가 연속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젖먹이만 일고여덟 마리는 되어 보였다. 탯줄을 달고 있는 송아지도 보였다.
연령별로 다섯 마리 정도씩 칸을 쳐 사육을 한다.
한우 키우기가 얼마나 까다로운 일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겠다며 제일 끝에 있는 칸으로 갔다.
그러니까 한쪽은 바깥을 개방되어 있어 여느 칸과는 달리 한쪽면만 다른 칸이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여기 소 보세요. 옆 칸과 뭔가 다르지요.” 약간 커 보였다. “옆 칸과 같은 연령의 소인데 크기가 큽니다.
한쪽이 개방되어 있으니 스트레스를 덜 받아 잘 자라는 겁니다. 평균 50킬로그램 이상 차이가 날 겁니다.
좋은 어미소와 수소의 정액도 중요하지만 농장주의 섬세한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100여 마리의 소 한 마리 한 마리의 특성이 다 다릅니다.
이 한 마리 한 마리에 맞추어 사료를 먹이고 관리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칸에 들어가 있는 다섯 마리 중에는 자연스럽게 우두머리가 생기는데
이 우두머리가 먹이를 독식하지 않게 제어하는 방법 등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기 돌보듯 해야 합니다.” 박 대표는 이렇게 줄여 말했다.
육질이 결정되는 것은 크게 나눠 종자와 사양관리에 달려 있다. 최고등급인 1++가 나오는 암소 종자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암소를 충분히 확보하고 잘 관리하는가가 관건인 셈이다. 그래서 좋은 암소를 보면 돈을 아끼지 않고
사들이는 게 박 대표의 원칙이다. 사양관리는 1+ 등급 정도의 종자를 잘 키워 1++로 만드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소일 때 조사료를 적게 먹여 ‘배통’(소의 배 부분)을 줄이고 비육기에 들면 알코올발효사료를 먹이는 것 등의 기술이다.
사료가 중요합니다. 사료회사마다 특징이 다 다릅니다. 어떤 회사의 사료는 마블링이 형성되기는 하는데 이게
한곳에 모여 ‘떡지방’이 형성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맞춤 사료가 필요한 것입니다.”
홍천 한우의 맞춤 사료인 알코올발효사료는 20개월령 즈음에 시작하여 도축 전까지 10개월 가량 먹인다.
늘푸름한우사랑영농법인이 직영하는 읍내의 식당에서 한우 고기를 맛보았다.
식당은 요즘 유행하는, 한 켠에 정육 코너가 있어 여기서 고기를 사다가 식당에서 구워 먹는 식의 식육식당이다.
1등급의 살치살과 안창살이 나왔다. 무항생제 쇠고기라고 했다. 1등급인데도 살치살은 마블링이 곱게 깔렸다.
안창살은 원래 쇠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심한 부위인데 그 냄새는 거의 없고 고소한 맛이 좋았다.
살치살은 마블링 덕에 부드러움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런 특수 부위와 안심, 등심 등의 인기 부위는
식당에서 먹는 용으로 팔리고 나머지 부위는 불고기감 등으로 판매된다.
글·사진/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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