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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고 고소한 비계와 살의 조화 김천 지례 흑돼지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6. 11. 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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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지례 흑돼지 차지고 고소한 비계와 살의 조화 옛날에는 겨울에 들어야 돼지를 잡았다. 가을에 작물을 거두면 먹일 여물이 충분하니 겨울이면 살도 지고 기름이 찼기 때문이다.<br>경북 김천시 지례면은 예전부터 토종 돼지가 맛있기로 유명하였다. 지례 돼지고기 맛을 보러 갔다.   


우리 땅의 돼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일제에 의해 작성되었다.

체구가 작고 잘 자라지 않아 축산 가치가 적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래서 토종 돼지는 개량 대상이었다.

일제에 의해 토종 돼지와 같은 검은색의 털을 가지고 있는 버크셔종사육이 권장되었고

현재 우리가 토종 돼지라 이르고 있는 돼지들은 이 버크셔종과 혈통이 섞이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래종이 섞이어 있다 해도 우리 땅에서 오래도록 자라면서 우리의 풍토에 적응을 했다면

토종이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조선시대까지 우리 땅에서 자랐던 돼지가 맛있고

경제성이 있는 가축이 아니라면 굳이 ‘순수 토종’을 고집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고기 맛이 우리 입맛에 맞고 우리 자연환경에 잘 자란다면 그 돼지가 또 다른 토종으로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김천 지례 흑돼지는 예부터 맛있는 돼지로 알려졌었다.

해방 이후 흰색의 요크셔랜드레이스, 갈색의 듀록 등이 경제성을 이유로 주로 사육되면서 지례 흑돼지는 밀려났다.

1980년대 들어 지례의 몇몇 농가에서 흑돼지 사육에 대한 관심을 보여 복원 작업이 있었다.

지금의 지례 흑돼지가 조선시대에 있었던 토종 흑돼지와 같은지는 알 수가 없다.

외래종의 유전자가 섞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판단은 과학자의 몫이고,

하여튼 지례의 흑돼지는 ‘복원’이 되었고 강원과 제주, 지리산권의 흑돼지와 다른 것으로 말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전국적으로 ‘토종 흑돼지 바람’이 불었다.

강원과 제주, 지리산 권역에서 ‘흑돼지의 부활’을 주도했다. 지례 흑돼지도 그 바람 안에 있었다.

현재 지례면 내에서 3,500여 마리의 흑돼지가 사육되고 있으며 지례면 소재지에는

흑돼지 전문 음식점이 10여 곳에 이른다.




1 지례면 소재지 입구에 있는 흑돼지 홍보 입간판이다.

  가로수로 메타세쿼이아가 심어져 있어 겨울 외 계절엔 멋진 숲길을 연출한다.

2 토종 피가 섞인 흑돼지는 주둥이가 길고 콧잔들에 주름이 있으며 뒤가 쫑긋하다.

  성격이 예민하여 바싹 긴장해 있다.
3 흑돼지 삼겹살 구이이다. 비계가 투명하고 살이 탄탄한 것이 특징이다.





산골의 맑은 자연과 사육 노하우가 길러낸 맛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출발한 산줄기가 태백산에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지리산으로 향한다.

이 산줄기는 소백산죽령, 이화령, 속리산으로 이어지고 추풍령황악산, 민주지산 이른다.

지례는 황악산과 민주지산을 기대고 남쪽에 있다. 그 곁으로는 감천()이 흐른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산골이다.

지례 흑돼지는 물 맑은 산골에서 자란다. 지례흑돼지작목반 임순태 반장은 똑같은 흑돼지를 키워도

이런 자연 조건 덕분인지 비계가 차지고 투명하며 살도 탄탄하다고 말한다. 사육 노하우도 있다.

고급 배합사료 먹이면 오히려 비계가 두꺼워져 맛이 덜합니다. 거친 사료를 적절히 주어야 흑돼지 본래의 맛이 더 깊어집니다.”

그래서 일반 돼지에 비해 사육 기간이 3개월 정도 길다. 또 이 긴 사육 기간이 돼지고기 맛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소나 돼지는 일정한 사육 기간을 넘겨야 올레인산이 풍부해져 맛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지례 흑돼지는 7개월 이상 키운다. 생으로 썰어놓은 흑돼지의 고기는 결이 섬세하고 광택이 났다. 섬유질이 곱다는 뜻이다.

이런 고기는 탄력이 있어 구우면 육즙이 잘 잡히고 단단하여 씹는 맛이 좋다. 지방은 고운 백색에 촘촘해 보였다.

이런 지방은 구우면 쫀득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지례면 소재지에 있는 흑돼지 전문 음식점에서는 삼겹살과 목살은 소금구이로, 그 외 부위는 양념구이로 판다.

소금구이를 맛봤는데, 비계가 쫀득한 정도를 넘어 서걱서걱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단단했다.






귀하지만 싸다?

현재 지례흑돼지작목반원은 5명이다.

1990년대 초 작목반이 결성되고 한때는 작목반원이 10여 명에 이를 정도로 번창했는데 최근에 농가가 줄었다.

흑돼지 사육 마리도 줄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결정적으로는 사육 기간이 길어 경제성이 적은 탓이다.

일반 돼지의 경우 도축 중량인 110킬로그램에 이르는 데 5개월이 걸리나 흑돼지는 7개월이 걸린다.

현재 일반 돼지와 흑돼지의 가격차가 없으므로 2개월간의 사료비만 더 드는 것이다.

또 새끼 돼지를 키우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일반 돼지에 비해 예민하고 젖이 적게 나와 한 배에 10마리를 낳아도 7마리 정도 살린다.

유명 향토음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으나 경제성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임순태 지례흑돼지작목반장은 ‘지례 흑돼지 인증점’ 디자인 시안을 보여주었다.

지례 흑돼지를 사용하는 음식점에 붙일 예정이라고 했다.

취재 안내를 한 김천시농업기술센터 이준영 특작축산지도담당은 그 계획에 적극 찬성을 하였다.

작목반을 중심으로 지역민이 스스로 나서면 지자체에서도 여러 지원들을 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추진하다 중단한 지리적표시 등록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

지례의 음식점에서 파는 흑돼지 구이 가격은 250그램에 6,000원 한다. 대도시 식당의 수입 냉동 삼겹살보다 싼 가격이다.

우리나라의 향토음식은 대부분 “산지이므로 싸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호소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바르지 않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싸면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

산지이므로 맛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호소하여야 하고 가격은 최소한 대도시 식당 가격은 받아야 한다.

귀하면 비싸지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원칙 아닌가. 먼저 스스로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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