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는 문어과 연체동물이다. 그 외 문어과 동물로는 문어와 왜문어, 낙지가 있으며, 다 맛있는 음식 재료로 여긴다.
문어는 제사상에도 오를 만큼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낙지는 미식가들 사이에 최상의 해산물로 귀여움을 받는다.
여기에 비해 주꾸미는 천덕꾸러기이다. 말려지거나 젓갈로 담겨지지도 않으며 다양한 요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몸집이 작은 탓에 살이 무르고 깊은 맛이 적기 때문이다. 이 천덕꾸러기 주꾸미가 딱 한 철 대접을 받는다.
주꾸미는 동백꽃 필 무렵에 알을 품는데, 이때의 주꾸미는 달기로는 낙지보다 나으며 쫀득한 식감은 문어에 견줄 만하다.
1 채석강 위 전망대에서 본 격포항이다. 정박되어 있는 큰 군함은 관광용이다.
2 주꾸미를 데치고 있는 중이다. 다리는 살짝, 머리는 푹 익혀야 한다.
3 격포항 부두에는 소라 껍데기가 곳곳에 놓여 있다. 주꾸미를 잡기 위한 어구이다.
주꾸미는 우리나라 황해와 남해에서 잡힌다. 주꾸미가 바른말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쭈꾸미’라고 발음한다.
자장면을 ‘짜장면’이라 발음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역에 따라 쭈깨미라고도 한다. 다리가 여덟 개 달렸다.
그 바로 위에 눈이 있다. 우리가 흔히 머리라고 하는 부위는 몸통이다. 이 안에 내장이 들어 있다.
물 속에서는 바닥을 엉금엉금 기기도 하고, 몸통에 물을 넣었다 뿜으면서 로켓처럼 날기도 한다.
모양새는 문어 같고 색깔은 낙지 같다. 서식하는 지역도 문어와 낙지의 중간 지대쯤 된다.
수십 10m 정도의 연안에서 산다. 밤에 먹이 활동을 하고 낮에는 바위 틈 같은 곳에 숨어 지낸다.
주꾸미는 겨울 동안에는 찬 바닷물을 피해 약간 깊은 바다에서 산다. 날씨가 풀리면서 서서히 연안으로 나온다.
이때 먹이 활동을 왕성히 하면서 알을 품는다. 어부들이 주꾸미 잡이를 시작하는 것도 이때이다.
작은 배를 운영하는 황해와 남해의 어부들은 겨우내 작업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어자원들이 깊은 바다로 들어가기 때문에 작은 배로는 조업을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봄꽃이 필 무렵이 되어야 연안에 따뜻한 바닷물이 돌고 어자원도 그 바닷물을 따라 연안에 몰린다.
3월 정도에 이르면 1주일에 한두 번 조업을 나가고 4월에 들면 거의 매일 바다에 나간다. 주꾸미 잡이도 이와 같다.
전북 부안 격포항은 봄이면 주꾸미 잡이로 한철을 난다.
이문환 격포어촌계장의 말에 의하면 주꾸미 잡이 하는 어선이 100여 척 된다고 한다.
항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주꾸미 어장이 형성된다. 많이 잡을 때는 하루에 두세 번도 나간다고 한다.
격포에서는 소라 껍데기를 이용하여 주꾸미를 잡는다.
주꾸미는 자기 몸이 쏙 들어갈 만한 틈에 숨는 버릇이 있는데 소라 껍데기가 딱 그 크기라는 것이다.
소라 껍데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길게 엮어 바다에 던져두면 여기에 주꾸미가 들어가고,
이를 건져올리면 되는 것이다.격포에서 잡히는 주꾸미는 수협 위판 없이 자율판매를 한다.
격포에는 어촌계가 운영하는 음식점이 많아 대부분의 주꾸미는 여기서 소비된다.
중간상인들이 ‘물차’를 가져와 배에서 내리자마자 구매하여 싣고 가기도 한다.
주꾸미 가격은 그날그날 어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산지 직거래이므로 소비지 시장보다는 싸다.
위도에서 들어오는 주꾸미는 위판을 한다. 2010년 올해 봄 격포항의 주꾸미 잡이는 신통치가 않다.
수온이 낮아 주꾸미가 연안에 붙는 시기가 늦고, 바다도 거칠어 조업 나갈 수 있는 날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주꾸미 가격은 다소 높다.
주꾸미는 산란 후에는 맛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살의 단맛도 없고 쫄깃함도 없다.
또, 알이 꽉 찬 주꾸미는 오히려 맛이 덜하다. 알에 영양분을 다 준 상태이므로 살 맛이 떨어지는 것이다.
알이 절반 정도 든 것이 가장 맛있다. 이때의 주꾸미는 다리는 회로 먹고 몸통은 삶거나 쪄서 먹는 것이 좋다.
다리의 살이 달아 어설픈 낙지보다 낫다. 알이 꽉 찬 주꾸미의 경우 삶거나 쪄서 다리는 버리고 몸통만 먹기도 한다.
이처럼, 주꾸미의 진미는 몸통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오독오독한 식감의 알과 쫄깃한 몸통의 살,
그리고 짙은 바다 향의 먹물과 내장이 더해지기 때문이다.근래 매운 주꾸미 볶음이 유행하고 있다.
몸통의 속을 비운 것이므로 주꾸미 살의 연한 맛을 생각하면 쫄깃한 식감 정도만 얻기 위한 요리일 뿐이다.
그러나 냉동 주꾸미는 이렇게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살아 있는 주꾸미를 샤부샤부를 해서 먹는 일도 많은데,
끓이는 육수가 너무 진하면 주꾸미의 본디 맛을 버릴 수가 있다. 특히 다리는 데치는 시간을 조금만 넘겨도
식감이 급변하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몸통은 푹 삶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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