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은 매월 돌아오는 보름이다.
그러나 설을 지나고 첫 번째 맞는 보름은 특별히 ‘대보름’이라고 부른다.
오곡밥에 각종 나물, 귀밝이술에 부럼까지 재미있는 절기음식도 다양하다.
급격한 산업화, 서구화에 밀려 한동안 잊혀져가던 대보름 절기음식이
최근 슬로푸드열풍과 전통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대보름에 먹는 음식 중 부럼은 견과류를 말한다.
견과류(堅果類)는 한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딱딱한 과일이라는 의미인데
밤, 호두, 잣, 땅콩, 도토리, 은행, 아몬드, 피스타치오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 부럼으로는 호두, 잣, 땅콩 등을 먹어왔다.
´부럼´이라는 말은 부스럼을 막아준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견과류에는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필수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부스럼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기름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예전에는 부스럼을 비롯한 필수지방산 결핍증이
흔했기 때문에 대보름에 먹는 부럼은 부스럼 예방에 나름 효과가 있었으리라.
우리 선조들은 견과류 중에서도 특히 호두는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생긴 모양이 뇌와 흡사하기 때문이라는 다소 비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호두나 잣 등의 견과류에는 비타민 E가 풍부하기 때문에 뇌세포의 노화를 억제하고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전통적인 지중해식생활이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견과류는 올리브유, 포도주와 함께 지중해식생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주와 함께 지중해식생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오래된 견과류에서는 흔히 ‘쩐내’라고 표현하는 불쾌한 냄새가 난다.
정확히 말하면 ‘지방 산패취’인데, 이것은 견과류에 풍부한 지방 때문. 견과류의 지방들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불포화지방산은 포화지방산보다 건강에 좋지만
공기에 닿으면 쉽게 산패되는 단점이 있다.
산패된 지방은 나쁜 지방으로 악명이 높은 트랜스지방보다도 나쁘다.
산패된 지방은 소화불량을 초래하여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먹는 경우에는 성장억제, 기형아출산, 간 비대, 암 유발 등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래된 견과류의 또 다른 문제는 견과류에 번식하는 곰팡이.
이 곰팡이는 아플라톡신 B1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은 간경화나
간암을 유발하는 간 독성물질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곰팡이독소의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산패된 지방과 곰팡이독소는 물로도 씻겨지지 않고 가열에 의해 파괴되지도 않는다.
보다 안전하게 견과류를 먹기 위해서는 먹기 전에 반드시 냄새를 확인하고,
오래되어 조금이라도 이상한 냄새가 나면 즉시 폐기해야한다 .
견과류를 산패되지 않도록 보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기와의 접촉을 줄이고
저온에서 보관하는 것이다.
가정용 진공포장기를 이용하거나 비닐지퍼백에 조금씩 나누어 이중으로 포장한 후
냉동실에서 보관하면 산패를 늦출 수 있다.
반대로, 종이봉지나 비닐봉지에 허술하게 담아 따뜻한 실내에 방치하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글 :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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