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고추는 두 가지로 구분하여 말해야 한다.
청양에서 나는 고추’와 매운 맛이 나는 품종인 ‘청양고추’이다.
시장에서 ‘청양 고추’라 하면 거의가 품종으로서의 ‘청양고추’를 말한다.
풋고추로 주로 이용되는 그 작고 매운 고추이다. 지명과 품종명이 같아서 일어나는 혼돈이다.
이번 네이버캐스트의 청양 고추는 ‘청양에서 나는 고추’이다.
1 청양공설운동장 입구에 있는 고추 조형물이다. 위에 작게 매달려 있는 빨간 것은 구기자이다.
2 건고추이다. 청양은 매운 '청양고추'보다 이 건고추가 맛있는 고장으로 알려질 필요가 있다.
3 청양에서 흔히 볼 수있는 비탈진 고추밭이다. 일교차가 심해 고추의 단맛이 좋다.
한국인의 식탁에 ‘청양고추’는 슈퍼파워 식재료이다. 풋고추로 온갖 음식에 들어간다.
강렬한 매운맛에 이어 뒤에 받는 약간의 단맛이 입맛을 돋우어 매운맛을 즐기는
한국인에게 더없이 훌륭한 식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청양고추’가 청양군에서 유래한 품종이며 청양군에서
유독 많이 재배하는 고추인 것으로 일반에 알려지면서,
한편에서는 ‘청양’이라는 명칭이 또 다른 지명인 ‘청송’과 ‘영양’에서 한 자씩 따와 만들어진
조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여 혼란이 있다.
청양군이나 청양 고추 재배 농민들 입장에서는 ‘청양고추’가 청양이라는 지명에서 유래한 것이라 하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법도 하지만, 일부 청양 고추 재배 농민들은 ‘청양고추’의 이름값이 일반 품종의 ‘
청양 고추’에 전이되어 모든 청양 고추가 맵다는 잘못된 인식을 퍼뜨릴 수 있으므로 그다지 반길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청양고추’는 고추 육종가인 유일웅씨가 제주산 고추와 태국산 고추를 잡종 교배하여 얻은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청양고추’의 최대 생산지는 경남 밀양이다.
고추는 크게 풋고추용 고추, 고춧가루(홍고추)용 고추, 단고추(파프리카), 꽈리고추 등으로 나눈다.
청양의 주요 재배 고추는 고춧가루용 고추이다.
청양은 분지로 일교차가 심한데, 이런 지형에서는 고추의 과피가 두껍고 단맛이 더 난다.
또 땅에 모래 성분이 많아 비가 와도 물이 쉽게 빠지므로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청양 고추의 질은 시장 상인에 의해 확인이 되는데, 타지역 고추보다 다소 비싸게 팔린다.
고추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로 재배지의 환경 외에 품종이 있다.
고추 품종마다 매운맛과 단맛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고추 품종이 워낙 다양하여 소비자가 품종별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내에 재배되고 있는 고추 품종은 1,000종이 넘으며 청양에서 재배되고 있는
고추 품종만 300여 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 농가에서 여러 품종의 고추를 재배하고 고춧가루 가공공장에서도 품종의 구별 없이 수매하므로
엄밀하게 말해서 제 입에 맞는 고춧가루를 구입한다는 것은 복불복이라 할 수 있다.
고추 품종이 이처럼 난립되어 있는 이유는 1990년대 들어 국내 종묘회사들 대부분이
외국계 회사들에 의해 병합되면서 퇴사한 육종가들이 너도나도 고추 품종 육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추 품종 난립을 제어하기 위해 청양군에서는 올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5개 종묘회사의 13개 품종을 청양군 관내 10개 읍면 농가에 나눠주고 시험재배를 하고 있다.
청양의 자연환경에서 가장 잘 자라고 맛도 있는 품종을 선별하여 궁극적으로는
청양 고추의 품질을 균일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청양 고추는 대부분 노지에서 재배되고 일부는 시설(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된다.
노지 재배 고추는 보통 7월말 첫 수확에 들어간다. 고추는 아래에서부터 익는다.
뿌리 가까이 있는 고추는 빨간데 위에는 꽃이 달려 있다.
고추는 서리 내릴 때까지 따게 되는데 한 포기에서 평균 다섯 번 고추를 딴다.
고춧가루의 질은 어느 시기에 딴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맏물 고추가 가장 좋은데 이때의 고추는 과피가 두껍고 단맛이 충분히 올라 매운맛과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때깔은 약간 어둡다. 두물, 세물 넘어갈수록 과피는 얇아지고 씨앗도 많아지며 매운맛이 강해진다.
때깔은 이때가 옅어 언뜻 보면 끝물의 고추가 질 좋은 고추로 보일 수도 있다.
시설 재배 고추는 거의 연중 생산을 한다. 몇 물의 개념도 없다. 노지에 비해 키도 크고 열매도 많이 단다.
특히 비를 맞지 않으므로 과다한 습기에서 오는 각종 병을 막아 친환경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청양에서는 이 시설 재배 고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청양 고추 취재 기간 중 비가 내렸다. 비가 올 때는 취재를 중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청양의 자연환경이 습기에 약한 고추 재배에 유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두어 시간의 장대비가 내린 후에도 고추밭의 흙은 물기 없이 깨끗했다.
대부분 물 빠짐이 좋은 사질토에 비탈 밭인 덕이다. 그러나 일부 골짝 밭에서는 탄저병이 돌고 있기도 했다.
비 내린 후에는 여름의 뜨거운 뙤약볕이 고추밭을 내리쬐었다.
사람 키 높이의 고추 사이에 들어가면 바람이 없다. 고추밭의 열기는 ‘청양고추’보다 더 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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