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란 원한다고 해서 매번 오지도 않고 언제나 자기 마음에 드는 일만 생기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로 ‘장마다 망둥이 날까’라는 속담도 있다.
우리는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두고 ‘저 밴댕이 소갈머리(소갈딱지)’라며 혀를 찬다.
속이 좁다는 것은 마음이 좁다는 말로 성질 급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생선이
바로 망둥이 이기 때문. 그물이나 낚시에 걸리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몸을 비틀다가
다 잡혀 올라와선 파르르 떨면서 죽어버리니 오죽하면 ‘성질 급한 밴댕이는 화가 나면 속이 녹아 죽는다’는 말이 있을까. 비슷한 뜻으로 밴댕이 콧구멍 마냥 몹시 소견이 좁고 용렬한 사람을 두고 하는 ‘
속이 밴댕이 콧구멍 같다’는 말도 있다.
우리 속담 가운데 원통한 일을 당하거나 원한을 가지고 이빨을 빠득빠득 갈 때 ‘복어 이 갈 듯 한다.’
는 말이 있다. 복어는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이빨을 빠득빠득 갈며 성을 내고 배를 잔뜩 부풀리기 때문에 진어(嗔魚) 또는 기포어(氣泡魚)로도 불리는 것에서 유래된 속담이다.
또 ‘복어 한 마리에 물 서 말’ 이라는 속담은 복어가 가지고 있는 사람을 죽게 할 수도 있는
맹독을 없애기 위해 복어요리를 할 때는 많은 양의 물로 피를 충분히 씻어 버리라는 의미다. ‘
복어 알 먹고 놀라더니 청어 알도 마다한다’는 속담도 마찬가지다.
복어 알을 먹고 얼마나 혼쭐이 났으면 맛있는 청어알도 거절하겠느냐는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말에 ‘메기잔등에 뱀장어 넘어가듯’이라는 속담이 있다.
뱀장어가 미끄럽지만 메기도 미끄럽기는 매한가지. 그러니 미끄러운 메기 잔등을 미끄러운
뱀장어가 넘어가니 오죽 잘 넘어 가겠는가. 이는 슬그머니 얼버무려 넘어가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서양에도 ‘뱀장어 꼬리를 붙잡다’는 말이 있다. 미끄러운 뱀장어 꼬리가 잡힐 리 없다.
이 말은 ‘무슨 일을 잘못 된 방법으로 시작하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생선 - 매달 제철 별미와 속담 또 ‘뱀장어 눈은 작아도 저 먹을 것은 다 본다’는 속담도 있다.
이는 아무리 식견이 좁은 자라도 저 살 길은 다 마련하고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속담 속에 숨은 풍자적 의미와 생선의 유래 등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나면 밥상에 오른 생선음식 맛이 더 각별할 듯 싶다.
속담에 나타난 생선이야기를 통해 생선의 의미와 조상들의 지혜를 엿보고
생활의 지침을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