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아릴 정도로 추운 날이나,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오후면
가끔씩 생각나는 뜨끈한 국물의 수제비, 언제부터 우리 곁을 지켜왔던 것일까.
중국에서는 530~550년 사이에 제작된 <제민요술>속에서
'박탁이라는 이름의 수제비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기록이 적어
정확히 수제비가 언제부터 만들어 졌는지 밝혀내는 일이 쉽지 않다.
수제비의 어원은 손을 뜻하는 '수(手)'와 접는다는 의미의 '접'이 합쳐져 '수접이'라 부른데서 유래됐다.
고려시대이전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추측하지만 수제비란 단어는 조선 중기에 만들어졌다.
조선시대의 수제비는 지금 이미지와 달리 양반집 잔칫상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귀한 음식 중 하나였다. 워낙 밀가루가 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다량의 밀가루가 구호물자로 유입되면서 수제비는 순식간에 서민의 음식이 됐다.
밀가루만 있으면 양 것 만들어 굶주림을 달랠 수 있는 소중한 한끼 식사였다.
수제비는 되직하게 반죽한 밀가루를 팔팔 끓는 육수에 뭉텅뭉텅 떼어 넣어 익히면
서민과 친숙한 음식, 수제비가 완성된다. 밀가루와 몇 가지 야채, 잘 우려낸 육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쉽게 만들 수 있고 들이는 노력에 비해 제법 평이하게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이다.
밀가루 수제비가 주로 양반층에서 특별한 날 즐겼던 것은 사실이지만
양민들이 전혀 먹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일반 백성들은 감자, 강냉이, 메밀, 도토리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작물을 이용해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다.
강원도의 감자수제비는 감자녹말과 무거리(곡식 따위를 빻아 체에 쳐서 가루를 내고
남은 찌꺼기)로 동그랗게 만들기 때문에 감자옹심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도토리 수제비는 도토리 가루를 반죽해 끓인 것으로 상실운두병이라고도 한다.
제주도에는 멸치장국에 메밀가루를 익반죽해 뜯어 넣고 미역과 함께 끓인 '메밀저배기'가 있다.
이 외에도 칡수제비, 보리수제비, 겨수제비, 송기수제비 등
주재료를 달리해 만든 다양한 수제비가 있다.
수제비는 물의 분량이 많고 영양성분이 탄수화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채소와 육류를 적절하게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수제비를 만들 때 반죽에 계란을 넣으면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고
탄력성을 더욱 보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호박, 감자, 당근, 양파 등 각종 야채는 수제비의 맛뿐만 아니라 영양까지 보강해준다.
자료제공: 한식재단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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