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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면 국수이야기

요리 이야기/음식이야기2

by 그린체 2016. 11. 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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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이야기 후루룩~ 먹는 재미, 동양의 면(麵) 

  

전통적으로 면() 요리를 즐겨온 지역은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권역 그리고

이탈리아와 중동, 북아프리카에 걸친 이슬람권으로 한정된다. 이렇게 넓은 지역이

하나의 기원을 가지는지 아니면 저마다 독립적인 기원을 지니고 있는지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고고학자들에 따르면 국수는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생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탄생된 것으로 본다.

즉, 현재의 시리아아프카니스탄 북부 지역인 중동지방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역의 비옥했던 재배 환경은 풍부한 양의 곡물을 생산할 수 있게했고 이는

사람들이 곡물을 이용해 국수를 만들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수는 실크로드통해 아시아로 깊숙이 전파되었는데

실크로드는 문화를 교역하는 것을 뛰어넘어 다양한 요리문화가 전파되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실크로드의 상인들은 세계 각지로부터 온외국 무역상들과 만나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었고 다양한 요리법을 교환했다. 이후 이러한 요리법들이 중국, 한국,

일본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으며 동남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전해진 국수는 각 나라의 입맛에 맞게 각기 다른 형태로 조리법이 바뀌었으며

각 나라마다 독특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제각기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는면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다양하게 구분된다.

먼저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여서 벌린 막대기에 감아 당긴 후 만들어내는

소면()계열(일본과 한국의 소면, 중국의 선면),

반죽을 작은 통 사이에 넣고 눌려 뽑아내는 압면()계열(한국의 냉면, 중국의 하수면),

반죽을 얇고 넓게 민 뒤 칼로 썰어서 만드는 절면()계열(한국의 칼국수, 일본의 우동),

반죽을 양쪽으로 길게 늘여서 만드는 납면()계열(일본의 라면, 중국의 납면),

마지막으로 쌀을 갈아서 찌거나 삶은 후 칼로 가늘게 썰어 만드는 하분()계열(동남아 쌀국수) 등으로 구분된다.


이처럼 다양한 국수 음식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출현한 파스타가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았다면,

근세 이후 화교들의 진출로 인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각국에 국수 음식이 침투되었고

이후 일본에서 개발된 인스턴트 라면이 세계적으로 급속히 보급되면서 동양의 면은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 쌀국수에 사용하는 면 2 우리나라에서 자주 접하는 얇고 가는 소면 

3 반죽을 얇고 넓게 민 뒤 칼로 썰어서 만드는 절면(칼국수 면으로 주로 사용)

 

한국 면의 기원

한국 면의 기원은 고려시대 송나라 사신의 여행기인 [고려도경( 1123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여기에 ‘고려인들은 제례 때 면을 사용하고 사원에서 면을 만들어 판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당시 면 요리는 고려인들의 식생활에 널리 퍼져 있었음을확인할 수 있다.

중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면’을 ‘국수’라고 일컫는데 옹희잡지‘건()한 것은 병이라 하여 시루에 쪘으며

습한 것을 면이라 하여 끓는 물에 삶거나 물에 넣은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당시의 면은 습면() 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면에 관한 기록이 처음 등장한 것은 [세종신록]이다.

수륙재공양음식으로 면을 올리고 있는데 이 면의 재료가 메밀로 추정된다.

특히 [음식디미방]에는 다양한 종류의 면 요리가 소개되어 있고 밀가루 국수가 아닌 메밀국수,

녹말국수 등이 성행하였다는 것들을 통해 당시 밀이 대단히 귀한 식재료였음을 알 수 있다

.

한반도는 쌀농사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부터 밀은 귀한 식재료였다.

삼국 시대 때부터 밀을 중국에서 수입하였으며 그 때문에 궁중이나 귀족층의 잔치 때 밀로 반죽해서 만든 국수가 사용되었다.

이러한 전통이 지금까지 내려와 잔칫날이나 결혼식을 올린다는 의미의 ‘국수 먹는다’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조선 영조 6년(1730년) 윤유()가 평양풍토의 기록인 [평양지()]를 보완해 펴낸

[평양속지()]에 놀랍게도 흙으로 빚는 ‘흙 국수’가 등장할 정도로 국수는 귀하게 대우되었다.

당시 사정이 그러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수는 메밀과 녹말로 만들었다.

조선 왕조 초기 세종대왕 메밀면을 즐겨 먹었는데 궁중으로 진공하는 메밀이 부족해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에 205섬을 더 할당시키기도 하였다.

한국에 전파된 면을 뽑는 방법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국수틀을 사용하여 면발을 뽑아내는 방법.

두 번째는 면본(구멍이 뚫린 바가지)에 반죽을 밀어 넣어 뽑아내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반죽을 밀대로 밀어 길게 썰어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면들은 각각의 맛에 따라 다른 국물과 함께 하게 된다.




 

평안도와 함경도 지방은 주로 메밀국수를 즐겼으며, 경기지방은 녹두나 전분을 사용한 국수,

그리고 충청 이남 지역에서는 밀을 사용한 국수가 발달하였다.

그중에서도 평안도와 함경도 지방에서는 남쪽 지방과 달리 독특한 면들이 나타났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냉면’이다.

생선회에 면을 넣어 먹기 시작한 함흥냉면에서부터 꿩을 삶은 물에 면발을 넣어 만든 평양냉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면 요리로 발전하였다.

남쪽지방을 중심으로는 칼국수가 나타났는데 산간지방에서는 멸치 육수를 바탕으로,

농촌에서는 닭 육수로, 해안지역에는 조개류를 넣어 칼국수를 끓여내는 특징이 있다.

중국의 병()

중국은 한대()에 밀이 전파되었다. 밀로 만든 가루를 면()이라 불렀고,

면으로 만든 음식을 통틀어 떡()이라 하였다. 고대 중국에서는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하여 분식이 발전하였다.

중국의 분식()은 본래 병()과 이(:먹이 이)로 나누어지고,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것을 병(),

그 외 곡류(조, 기장, 수수, 콩 등)로 만든 것을 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병은 조리법에 따라 삶거나 끓인 것, 찜통으로 쪄낸 것, 직화로 구운 것, 기름에 튀긴 것,

피 모양으로 가공한 것과 같이 다양한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송나라(960-1279)때 와서

오늘날과 같은 국수류 음식의 체계가 갖추어졌다.

보통 중국에서는 국수에 간수넣어 면발을 발색시키며 간수의 알칼리성으로 인해 밀가루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색소가 노란색으로 발색되어 글루텐 점탄성이 늘어나며 면발이 매끈하고 쫄깃하게 된다.

면의 조리방법이 점차 발달하면서 반죽을 양손으로 면판()위에 치고 잡아당기면서 면발을 가늘고 길게 뽑아내게 된다.

이러한 면발을 화북 지방에서는 '라면(La-mien)', 화남 지방에서는 '타면(, ting-mien)'이라 불렀다.

중국의 면 문화는 중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역으로 전해지게 된다.

한국, 일본, 베트남까지 면을 즐겨 찾는 습관은 그 국가의 젓가락 문화에서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다.

손으로 음식을 먹는 몽고에서 조차 국수를 먹을 때에는 젓가락을 사용할 정도로

젓가락은 국수를 애용하는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지금 중국에 존재하는 국수는 크게 여섯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뜨거운 국물에 삶은 국수를 넣은 탕면(),

다양한 재료와 함께 볶은 초면(), 다양한 재료를 넣어 버무린 반면(),

차가운 소스로 버무린 양반면(), 국물에 넣어 끓이는 외면(),

국수를 삶거나 쪄서 기름에 튀긴 작면()이바로 그것이다.


일본의 면

일본에는 나라시대헤이안 시대거치면서 중국의 당과자(, 당에서 전해진 제법의 과자)가 전해졌다.

홍법대사 당에서 밀과 동시에 우동의 제법을 가지고 오면서부터 일본인들의 밀가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트게 되고 분식가공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우동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면인 소바(そば)는 무로마치 시대등장하여 매운 무즙과 함께 먹었다고 전해진다.

소바가 발달하기 전에는 소바 가루에 뜨거운 물로 반죽을한 소바가키(そばがき)가 성행하였다.




일본의 면 문화는 관동/관서 지방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관서지방을 대표하는 우동(좌), 관동지방을 대표하는 소바(우)



가마쿠라 중기부터 논의 뒷갈이로 밀 재배가 시작되어 밀가루 입수가 수월해지고,

찌고 굽고 기름에 튀기는 기술이 전해지면서 이후 일본의 식문화는 크게 바뀐다.

처음 일본에서는 손으로 잡아당겨 늘이는 소면이 유행하다가 14세기를 지나면서부터 절면()이 등장하게되고

간사이(關西)지방에서 우동이 발전하고 간토(關東)지방에서는 소바가 발전하면서

일본의 면 요리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에도시대에는 시코쿠()지방을 중심으로 면발이 연하고

야들야들한 우동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것이 후에 사누끼 우동 시초가 되었다.

일본의 면 문화는 관동과 관서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다.

보통 관서지방은 우동, 관동지방은 소바로 대표되는데 이렇게 분식 문화가 발달한 것은 일본의 분식장려 운동 덕분이다.

상대적으로 쌀의 생산이 부족했던 일본은 부족한 쌀에 다양한 종류의 곡류를 섞어 떡이나 소바를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소바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동남아시아의 면


 


서양과 비교해 볼 때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면 문화는 19세기에 이주한 화교가

절면과 압면 기술을 전한 때부터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중국에서 퍼져나간 면 문화이지만 중국의 출신지에 따라 국수의 종류가 달라진다.

오키나와는 푸젠성, 태국과 베트남은 차오저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푸젠성과 광둥지방의 영향을 받았다.

뜨끈한 육수에 면발을 담아내는 식문화가 발달한 동남아시아의 면 요리는 국물이 뜨겁기 때문에

얇고 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밀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쌀을 이용해 면을 뽑아낸다.

이렇게 만들어낸 쌀국수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다양한 건더기와 고명을 얹어 먹기도 한다.

참고문헌: 김상보, [조선시대의 음식문화], (가람기획, 2006); 자크제르네,

[전통중국인의 일상생활], (신서원, 1995); E.M.번즈, R.러너, S.미첨, [서양 문명의 역사(상)],

 (소나무, 1997); Maguelonne Toussaint-Samat, [먹거리의 역사], (까치, 2002); 오카다 데쓰,

[국수와 빵의 문화사], (뿌리와 이파리, 2006); 크리스토프 나이트하르트, [누들], (시공사, 2007)


글·사진/ 김한송 |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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