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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가을만 되면 살이 통통하고 내장은 젓갈로도 즐겨

요리 이야기/식재료1

by 그린체 2016. 11. 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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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고등어의 계절이다. '가을에는 살찌는 것이 만타(많다).

말도 살찌고 바다 속의 고등어도 뱃댁이(배)에 손퍽가튼 기름떵이가 붓는 때다.'

(1930년 11월 1일자 별건곤 34호) 한반도를 둘러싼 동·남·서해에서 고르게 잡힌다.

봄에 산란한 고등어는 이맘때면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기름이 잘잘 흐른다.





한민족은 소금에 절인 자반고등어나 간고등어를 구워 먹거나 생 고등어를 조림으로 해서 먹어왔다.

일제강점기부터 부산을 중심으로 북으로는 경북 포항, 남으로는 경남 거제도가 고등어잡이의 중심지였다.

부산 자갈치시장 뒤쪽에는 고등어를 구워 먹는 고갈비 골목도 들어서 있다.


옛날에는 고등어 내장을 이용한 젓갈도 많이 먹었다.

고등어에 관한 가장 오랜 기록도 고등어 내장 젓갈에 관한 것이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해 인양한 마도 1호에는 1208년에 기록된 죽간이 실려 있었다.

이 죽간에 나오는 '고도해(古道醢)'가 바로 고등어 내장으로 담근 젓갈이다.


조선시대 허균이 지은 음식품평서 '도문대작(屠門大嚼·1611년)'에도

고등어는 동해에 있는데 그 창자 젓이 가장 좋다'라는 기록이 있다.

궁궐에 진상하는 물품을 적은 '공선정례'(貢膳定例·1776년)에도 '고도어장장해(古刀魚腸臟醢)'가 나온다.

고등어는 한자로 古刀魚, 高道魚, 高刀魚, 高登魚, 古都魚 등 다양하게 적었다.

고도'나 '고등'을 한자로 표기한 것인데, 정문기 같은 학자는 '고등'을 '등이

둥글게 올라온 모양을 따라 지은 것 (1974년 3월 17일자 조선일보)이라고 봤지만 정설은 아니다.

역어유해(譯語類解·1690년)'에선 고등어를 '고도리' 로 표기하기도 했다.

조선 최초의 어류박물지인 '자산어보(玆山魚譜·1814년)'는 푸른 무늬가 있는

생선이란 뜻의 '벽문어(碧紋魚)'로 적고 있다.

가격이 싸고 맛 좋은 고등어를 먹으며 사람들 몸에도 살이 올랐다.

양식에 성공하면서 고등어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선으로 우리 식탁에 살아남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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