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조명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다
중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모옌(莫言·57)은
장이모 감독이 연출한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 소설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에 이미 널리 알려진 작가다.
'말이 없다'는 뜻의 '모옌'은 그가 1981년 등단 이후 써온 필명이다.
본명은 관머우예(管謀業)다.
1955년 산둥성의 시골 가오미(高密)현에서 태어난 모옌은 동년배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초등학교 시절 문화대혁명이라는 풍파를 겪으면서 순탄치 못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11살 때인 1966년부터 학업을 접고 농촌에서 8년간 일했다.
이어 18살이 된 1973년부터 4년 동안은 면화 공장 노동자로 지냈고 1976년 스물한살의 나이로 군에 징집됐다.
순탄치 못한 그의 유년·청년기는 그러나 향후 중국 민중의 삶에 천착한 작품 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군에서 전역한 그는 1981년 문학잡지 '롄지(蓮池)'에 소설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때 그의 나이는 스물여섯 살이었다.
그의 작품 인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1986년이다.
그는 그 해 나귀 한 마리 값에 양조장 주인에게 신부로 팔려가는 빈농 딸의 운명을 그린 소설 '붉은 수수밭'을 발표했다.
장이모우는 1988년 이 작품을 영화로 재탄생시켰다.
이 영화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원작자인 모옌의 명성도 중국 안팎에서 크게 높아졌다.
모옌의 작품은 중국에서 '뿌리 찾기 문학'으로 평가된다.
많은 그의 작품은 고향인 가오미현의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환상적 사실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은 모옌의 작품은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그리면서도
개별적 인물의 삶에서 근원적 보편성을 이끌어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모옌은 비록 군 출신이기는 하지만 사회 비판적 성향의 작품도 적지 않게 썼다.
2009년에는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 속에서 강제 낙태 수술을 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다룬 소설 '개구리'를 발표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 소설로 2011년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모순(茅盾) 문학상'을 타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표작으로는 '생사피로(生死疲勞)', '술의 나라(酒國)', 풍유비둔(豊乳肥臀)' 등이 있다.
스웨덴한림원은 11일(현지시간) 모옌을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그의 작품에는) 환각적 현실주의와 민담, 역사, 현대성이 잘 어우러져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모옌은 수상 직후 한림원과의 통화에서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타기로는 2000년 가오싱젠(高行健, 71)이 있으나
그는 프랑스 국적으로 순수 중국 국적의 작가가 탄 것은 노벨 111년 역사상 처음이다.
스웨덴한림원은 "환상과 현실, 역사, 사회적 시각이 어우러진 모옌의 작품들은
미국의 윌리엄 포크너(1949년 수상)나 콜롬비아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1982년 수상)를 연상케 한다.
동시에 중국 고대 문학이나 구전 등 전통으로부터의 출발점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모옌은 800만 크로나(약 13억원)를 받게 되며 시상식은 오는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됐던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한국의 고은 시인은 수상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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