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천위제사에 오르는 12가지 편
1. 본편
닭실마을에서는 잔절편이라 부른다. 절편보다 크기가 작아 그리 부르는 것 같다.
흰 잔절편의 모양이 동곳과 비슷해서 동곳떡이라고 한다.
멥쌀가루를 찐 후 익으면 기계로 쳐서 떡을 만드는데, 방앗간에서 떡이 도착하면
떡을 나누고 4명이 물을 발라가며 지름 1㎝, 길이 5㎝가량 되도록 떡을 떼어두면
또 다른 4명은 그것을 손가락처럼 잘게 비벼 올챙이처럼 머리가 굵고, 꼬리가 가늘게 만든다.
떡이 식으면 괴기가 어려워 최소 8명이 모여 만든다. 19켜를 쌓는다.
2. 청절편
쑥을 넣은 절편으로, 절편은 멥쌀가루를 쪄서 절구에 친 후
가래떡처럼 밀어 떡살로 눌러 모양을 낸다. 데친 쑥을 갈아서 사용한다.
3. 밀비지
멥쌀가루에 소금과 물을 넣어 반죽하여 얇게 밀어서 설탕에 버무려 찐 떡으로,
콩가루에 물엿을 넣고 반죽한 소가 들어 있는 납작한 떡으로 경상도에서 주로 만들었다.
밀비지는 ‘밀면서 빚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4. 송기송편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참깨, 풋콩, 밤, 거피팥 등의 소를 넣고
반달모양으로 빚은 것으로 보통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나 쑥, 치자 등으로 색을 내기도 한다.
이 가문에서는 냄비에 물을 붓고 물이 끓으면 송기송편을 넣는다.
물 위에 떠오르면 건져내 준비한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빼고 참기름을 바른다.
5. 콩가루경단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에 익반죽하여 밤톨만한 크기로 동그랗게 빚는다.
냄비에 물을 붓고 물이 끓으면 경단을 넣고, 경단이 물 위에 떠오르면 건져내어 준비한
찬물에 넣었다가 물기를 뺀다. 경단을 볶은 콩가루에 묻힌다.
6. 쑥단자
쑥은 종가의 여성들이 들에서 뜯어서 사용한다.
쑥과 찹쌀가루를 반죽할 때 정해진 비율은 없으나
제사에는 너무 진한 색을 피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은은한 빛을 띠도록 한다.
쑥과 찹쌀가루로 만든 떡을 끓는 물에 넣어 익힌 다음,
물엿을 바른 후 녹두 고물을 묻힌다.
7. 부편
찹쌀 반죽에 볶은 콩가루와 물엿을 섞은 소를 넣고 그 위에 대추채를 얹은 후,
찜통에서 쪄낸 다음 팥고물에 묻힌 떡. 부편은 이름자체가 의미하는 것처럼
각색편의 웃기떡으로 쓰던 떡으로 만드는 과정도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고급떡으로 경상도 지방에서 즐겨 먹던 떡이다.
8. 잡과편
찹쌀 반죽을 조금씩 떼어 팥소를 넣고 밤톨만한 크기로 빚은 후,
끓는 물에 삶아내어 대추채에 굴린다. 찜통에 물을 붓고,
김이 오르면 천을 깐 다음 잡과편을 넣는다. 살짝 찐 후 잡과편의 표면에 참기름을 바른다.
9. 전
찹쌀가루에 대추채를 곱게 갈아 반죽한 것을 납작하게 만든 후,
기름을 두른 팬 위에서 얇게 지지고 설탕을 뿌린다.
10. 산심
찹쌀 반죽을 조금씩 떼어 지름 5㎝가 되도록 둥글고 납작하게 만든 후,
기름을 두른 팬 위에서 얇게 지지고 설탕을 뿌려둔다.
11. 주악
찹쌀 반죽을 둥글고 납작하게 빚어 볶은 콩가루와 물엿을 섞은 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가장자리를 접어 만든 떡이다.
주악은 마치 조약돌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기름에 지지기 좋도록 송편보다는 납작하게 빚는다.
12. 흑임자경단
흑임자(검은깨)는 볶은 후 빻아서 가루로 만들어 둔다.
찹쌀 반죽을 밤톨만한 크기로 빚은 후, 끓는 물에 삶아내어 흑임자 가루를 묻힌다.
경단을 검은깨 위에 굴렸다고 이 마을에서는 깨구리라고 부른다.
오색한과
충재 선생의 불천위제사가 500년을 이어온 것처럼, 오색한과도 500년이 되었다.
치자, 검은깨, 자하초, 껍질 벗긴 깨로 곱게 물들인 오색강정과 넓적하게 튀겨 만드는 산과, 약과가 있다.
오색한과는 찹쌀로 손바닥만한 떡살을 만들어 바싹 말린 후 기름에 넣어 튀긴다.
지진 유과에 갖가지 옷을 입혀 만든다. 오색강정은 자연에서 얻은 다섯 가지 색으로 물들여 만든다.
자하초를 우려 빨간색과 분홍색을 뽑고, 노란색은 치자물로 빚는다.
흰깨를 거피해 흰강정을 만들고, 흑임자를 붙이면 까만 강정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