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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잎 맵시의 향신채소 양주 부추

요리 이야기/식재료3

by 그린체 2017. 1. 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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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부추 솔잎 맵시의 향신채소 제목을 부추라 달았지만 솔부추라 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경기 양주시에는 솔부추를 재배하기 때문이다.<br>솔부추라는 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네티즌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 제목은 그냥 부추라 하였다.

부추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부추처럼 잎과 줄기에 매운 맛이 나는 식용 백합과 식물로 파, 양파, 대파, 쪽파, 마늘, 달래 등등이 있다.

한민족이 향신채소로 흔히 쓰는 식물들이다. 부추의 학명은 Allium tuberosum 이다.

아시아 원산이며 한국과 일본, 인도, 네팔,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재배한다. 서양에 부추와 흡사한 식물이 있다.

최근에 서양 허브로 소개되어 재배 면적을 넓히고 있는 차이브(Chive)이다.

차이브의 학명은 Allium schoenoprasum 이다. 서양의 차이브에 비교하여 부추를 영어로 Chinese chive

또는 Garlic chive 라고 한다. 차이브를 우리 식으로 부르자면 서양부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추를 경상도에서는 정구지, 전라도에서는 솔이라 부른다.




1 솔부추이다. 경기 양주시 회암동 일대의 자생종에서 유래한 품종이다. 잎의 폭이 좁다.
2 회암동 일대의 솔부추밭이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 앞으로 택지가 조성되고 있다. 솔부추밭을 많이 잃었다.
3 솔부추를 낫으로 거두고 있다. 이렇게 베면 한 달 후 또 거둘 수 있다.

  



부추는 재래종과 외래종 구별이 안 된다

부추 우리 땅 곳곳에서 자생을 한다. 식용의 역사는 먼 선사시대에 이를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겨우내 땅속의 줄기와 뿌리로 버티고 봄이 되면 잎을 올린다.

7월을 넘겨 꽃이 피고 10월이 되면 잎이 시들고 휴면에 들어간다.

부추는 땅속의 줄기가 분얼을 하여 포기수를 늘리거나 씨앗으로 번식을 한다.

부추는 우리 땅 곳곳에서 오래 전부터 재배되면서 여러 재래종을 만들어내었다.

이 재래부추들은 그 산지명을 따 문경재래, 봉화재래, 밀양재래, 울진재래 등으로 불린다.

근래에 외래 부추 품종들이 많이 들어왔다. 특히 일본 품종들이 강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품종의 차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잎의 폭이 넓거나 좁고, 잎의 길이가 길거나 짧을 뿐이다.

재래종과 외래종이 어떻게 맛이 다른지에 대한 설명이 없고 이를 구별하여 판매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재래종과 외래종을 구별 없이 먹는다. 시중에 나오는 대부분의 부추는 외래종이라는 말도 있다.

경기 양주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은 재래종 중에서 특이한 품종이다. 잎의 폭이 아주 좁아 눈으로 금방 식별이 가능하다.



솔부추, 회암부추, 영양부추

양주시는 경기 북부의 수도권 위성도시이다. 200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근교농업이 발달한 농업 지역이었다.

수도권이 부피를 키우면서 농지를 택지로 만든 것이다. 양주시에서 솔부추를 재배하는 지역은 회암동 일대이다.

이 지역도 최근 택지 개발을 하면서 많은 농지를 잃었다. 한때 회암동 일대에서 150여 농가가

솔부추를 재배하였으나 2011년 현재 100여 농가로 줄었다. 양주의 솔부추는 회암동 일대에서 자생하던 부추였다.

지역 농민들의 말에 의하면 30여 년 전 개울의 둑에서 자라는 자생 부추를 캐어와 재배한 것이 시초였다고 한다.

그 이전에도 자생하는 부추를 이 지역의 사람들은 먹었을 것이다.

부추의 잎이 좁아 솔잎 모양을 하고 있어 솔부추라 부른다.

일반의 재래부추보다 영양 성분이 뛰어나다 하여 한때 영양부추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영양이라는 지명 때문에 소비자 혼란이 일 것으로 보여 솔부추라는 이름을 더 많이 쓰고 있다.

전라도에서는 부추를 솔이라 하니 솔부추라는 이름도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일부에서는 회암부추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영양솔부추라는 이름도 쓴다. 양주시 특화 농산물로 굳히자면 이름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여러모로 특이한 솔부추

솔부추는 여느 부추와 생태적으로 많이 다르다. 보통의 부추와 달리 씨앗 번식이 잘되지 않는다.

발아율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줄기로 번식시키고 있다.

또 보통의 부추는 1년에 6~7번 그 잎을 잘라 수확을 할 수 있는 데 비해 솔부추는 2~3회밖에 거두지 못한다.

솔부추의 장점도 있다. 야생성이 강하여 거친 환경에서도 잘 죽지 않는다.

아직 잎을 키우지 않은 상태의 솔부추를 캐어 뿌리가 노출된 채로 한 달을 두어도 말라 죽지 않는다.

모종 상태에서는 발로 밟고 다녀도 될 정도이다.

솔부추가 일반 부추에 비해 수확량이 떨어지니 가격은 비싼 편이다. 그러나 그 독특한 모양 덕분에 인기가 높다.

잘게 잘라 샐러드에 넣으면 모양이 예쁘게 살아 고급 식당에서 흔히 쓴다.

특히 많은 고깃집에서 양파와 함께 식초간장에 적셔 내어놓는다.

잎의 폭이 넓은 보통의 부추는 씹을 때 약간 미끄덩한 식감이 있는데 솔부추는 아삭한 느낌이 있다.

잎의 폭이 좁고 조직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또 보통의 부추에서 느껴지는 풀내가 없다.

한국 토종의 음식재료로 이만큼 특이하고 맛깔스런 것은 퍽 드물다.

글·사진/ 황교익 |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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