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낯선 곳을 향해 떠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가본 여행지 중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곳이 어디냐고.
하나둘 돌아온 대답에는 누구에게도 그곳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깔려 있었다.
◇ 발칸 반도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혼재된 도시들과 아드리아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아찔한 해안선,
곳곳에 숨겨진 대자연과 고대 유적, 수도원 등을 탐험하는 재미는 발칸 여행의 하이라이트 이다.
옛 유고 연방의 일곱 나라는 서로 거리가 가까울 뿐 아니라 교통편도 잘 갖추어져 있기에
시간을 두고 찬찬히 둘러보기에 좋다.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
마케도니아의 오흐리드 등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곳이다.
태원준(여행 작가, 저자)
◇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
바하리야 사막 투어를 시작할 때 동행한 이집트인이 말했다.
밤하늘을 지붕 삼아 사막 한가운데에서 잠을 자야 해요.
그런데 머리맡에 휴대폰이나 카메라는 두지 마세요. 여우가 물고 갈 수 있거든요."
사막 여행 첫날 밤, 설마 그럴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들의 연주를 자장가 삼아 눈을 붙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머리맡에서 여우 발자국을 확인했을 때의 아찔함이란!
여우가 카메라나 휴대폰을 탐내는 건 그저 호기심 때문이라 했다.
당시 현지인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나름의 방법대로 사는 모습은
도시 처녀에게 그저 낯설고 생소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나에게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프리 쿠폰을 준다면 기꺼이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으로 떠나는 데 쓰겠다.
전혀 변하지 않은 채 7년 전 모습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하므로!
이미정(여행 칼럼니스트, 저자)
◇ 미얀마 샨
미얀마의 샨에 위치한 칼로(Kalaw)에서 인레 호수(Inle Lake)로 이르는 길을 추천한다.
미얀마의 양곤에서 버스나 비행기, 기차로 이동해야 한다.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2박 3일의 트레킹 코스를 이용하거나
네 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인레 호수로 갈 수도 있다.
쾌적함이나 편리함과는 거리가 먼 고풍스러운(?) 열차에서 엉덩이가
흔들려가며 들이키는 맥주와 꿀 같은 낮잠은 또 다른 여행의 묘미다.
누군가 인레 호수에 도착한다면 하루 일정으로 22k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 투어를 걱정말고 즐겨 주시길.
류인선(대학원생)
◇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키 섬, 타케토미 섬
이시가키 섬에서는 아에야마 제도의 모든 섬을 원 데이 투어로 다닐 수 있다.
이시가키 섬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다케토미 섬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섬 전체가 박물관인 셈이다.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돌담과 그 돌담 너머 보이는 빨간 기와가 인상적이다.
하얀 모래를 깔아 만든 길이 정겨우면서도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오키나와에서도 바다색이 푸르기로 유명한 이시가키 섬의 북서쪽에 자리 잡은 가비라 비치는
에서 별 세 개의 최고점을 받으며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수천 개의 별 위를 걷는 행운을 누릴 수 있는 호시즈나 해변과 맑고 투명한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나는 곤도이 해변 등 내가 상상한 바다를 모두 만날 수 있다.
남인근(사진작가, 저자)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팡코르
마음의 안식처라. 그렇다면 이 곳이 분명하다.
팡코르는 새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 빛나는 태양, 엽서에서 본 듯한 아름다운 해변 풍경이 펼쳐져 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서해안 도로를 따라 차로 세 시간 달린 후 다시 페리를 타고 30분 정도 더 들어가야 도착한다.
조용하고 한적한 팡코르는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연인에게 제격인 곳이다.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도 남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는 휴양지로 일찌감치 알려졌다.
특히 테마별로 꾸며진 독립 빌라와 전용 수영장과 바다를 낀 라웃 리조트는
밤바다 풍경을 보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임은(말레이시아 관광청 홍보담당)
◇ 인도네시아 발리 섬 킨타마니 화산 지대
발리를 샅샅이 살펴보고 싶다면 킨타마니 화산 지대에 가야 한다. 패키지 여행 상품으로는 가기 힘든 곳이다.
이 지역은 도심에서 답답해진 가슴이 일순간 뚫릴 만큼 시원하다.
발리의 전통문화로 유명한 예술 마을 우붓에서 도보로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킨타마니 화산 지대는
발리 북부에서 가장 빼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분화구와 칼데라호, 현무암 등 화산에 관련된 전반적인 환경이 존재하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롱을 파는 현지인들, 발리 남부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과일들, 초입에 들어선 커피 농장까지
소소한 구경거리가 가득하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웅장함이 느껴지지만 트레킹을 즐긴다면
두 시간 정도 걸어 과감하게 바투르 화산 근처까지 가보는 것도 좋다.
화산 아래쪽으로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트루냔 마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뼈가 될 때까지 나무 옆에 놓아두는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최다혜(프리윌투어 기획자)
◇ 이탈리아 불카노 섬, 리파리 섬
시칠리아 주변에 있는 작은 불카노 섬과 리파리 섬이 항상 그립다.
불카노 섬 꼭대기에서는 여전히 유황가스가 분출되고 있으며 해안까지 내려온 마그마 때문에
모래는 황색이나 백색이 아닌 검은색을 띤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이국적이고 모험적이다.
맛좋은 해산물을 내는 식당도 많다.
불카노 섬 부근에 있는 리파리 섬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가 김영하가 산문집 를 쓴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리파리 섬에서는 기원전 1000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부터 와인 문화가 융성했다.
조정용(큐리어스 와인 대표, 저자)
◇ 캄보디아 시엠립
캄보디아의 유적 도시 시엠립에는 세계문화유산 앙코르 와트와 그에 버금가는 소중한 유적들이 숨 쉬고 있다.
그중 타 프롬(Ta Prohm) 유적은 영화 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액션 신을 펼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스펑나무로 뒤덮인 사원은 놀랄 만한 장관을 내게 안겼다.
김문환(MD, 저자)
◇ 나미비아 멀티데이 투어
두 번 갔어도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다.
얼마 전 BMW가 나미비아에서 진행하는 상설 자동차 여행 프로그램인 '멀티데이 투어'에 7박 8일간 참여했다.
BMW X5를 타고 해변을 따라 달리고, 특급 리조트에서 먹고 쉬고, 다시 달리는 여정이었다.
초원을 달리다 보면 문득 바로 코앞에 표범 형제가 등장하기도 하고,
작은 울림에 뒤돌아 보면 코끼리와 기린이 떼 지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
3일째 되면 내일은 어떤 모습이 나를 감동시킬지 궁금해지는 특별한 자동차 여행 프로그램이다.
참가 신청은 BMW 홈페이지에서!
이명재(자동차 전문 사진작가)
◇ 프랑스 몽생미셸
오베르 주교의 꿈에 나타난 미카엘 대천사의 계시로 세워졌다는 바다 위의 수도원.
천공의 성지이자 프랑스 대혁명기에는 정치범 수용소로 이용되는 등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이다.
지금까지도 수도원의 방 중 30%는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 비밀의 방으로 남아 있다.
대만조 때는 수도원 주변의 길이 바다에 잠기며 신비로움을 더한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양고기로 만든 프레살레(Pre-sale)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르네상스 시기의 왕 프랑수아 1세와 천재 예술가, 과학자, 건축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우정도 이곳과 관련이 있다. 그 시대 왕과 예술가의 우정은 어떠했을까?
루아르 고성 지대에는 부르봉 왕조의 탄생부터 융성한 문화, 종교 개혁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까지 한눈에 보여주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앙브아즈 성, 클로뤼세 성, 쉬농소 성부터 프랑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주는 성까지 다양하다.
김지영(여행 기획자, 유로자전거나라)
◇ 미국 플로리다 주 키웨스트
미국의 땅끝 마을에 위치한 이곳은 키웨스트 하얏트 호텔에 발령을 받고 알게 된 곳이다.
하와이를 제외하곤 미국 최남단 지점으로 동부 US-1 고속도로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작은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공항에 내리자 마자 과연 이곳이 미국인가 싶었지만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아름다운 풍광에 반하고 말았다.
쿠바에 더 가깝기 때문인지 소박한 뒷골목 상점들은 이색적인 느낌이었고 마음을 편하게 했다.
펍, 골동품 가게, 시가 숍까지 오밀조밀한 공간을 돌아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크루즈 기항지이므로 웨스틴과 메리어트 등 글로벌 브랜드 호텔 체인이 많지만
듀발 스트리트에 있는 작은 숙소에 묵으며 정취를 느끼는 편이 훨씬 낫다.
조재욱(셰프)
◇ 이탈리아 산 지미냐노
나는 고풍스러운 구 시가지를 보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그중에서 내가 최고의 도시로 꼽는 것은 '아름다운 탑의 도시'로 알려진 산 지미냐노.
토스카나 주의 주도인 피렌체에서 남쪽으로 56km 떨어져 있다.
카시아 가도와 프란치제나 가도의 연결 지점으로, 도시를 지배했던 귀족 가문들은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이곳에 72채의 고층 주택을 세웠는데, 이 중 몇몇은 높이가 50m에 달한다.
현재는 14채의 건물만 보존 되어 있다.
산 지미냐노는 중세 시대의 분위기와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14~15세기
이탈리아 예술의 걸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김의용(건축가)
로피시엘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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