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막' 빚은 막걸리의 본색
맥주의 계절은 가고 막걸리의 계절이 왔다.
손맛이라는 단어로 한정 짓기에는 이토록 의미심장한 막걸리의 본색.
1 국순당 햅쌀로 빚은 첫술
매년 그해 첫 수확한 햅쌀로 빚고 정해진 기간 동안만 판매하는 막걸리계의 진정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보졸레 누보처럼 막걸리 역시 계절 한정용이라는 발상이 참신하다.
강원도 횡성 햅쌀과 감초를 원료로 생막걸리 특유의 탄산이 훅 올라온다.
햅쌀로 빚어 일반 생막걸리보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맛은 더 진하다.750ml 4천원대.
2 배혜정도가 부자
막걸리의 부드러운 크림색과 블랙 레이블의 조화가 시크하다.
전통주 대가인 배상면 옹이 개발한 정통 발효주 부자는 막걸리 상층의 맑은 청주 부분보다
하층의 묵직하고 불투명한 백탁 부분을 사용했다.
텁텁하고 뻑뻑한 느낌을 없앴다는 점에서 무한 박수를 보낸다.
달달하고 시큼 쌉싸래한 맛이 한꺼번에 입 안으로 스며든다.375ml 4천원대.
3 복순도가 손막걸리
와인 잔과 가장 잘 어울리는 우리 술이 있다면 그것은 복순도가의 손막걸리다.
누룩을 발효시켜 다른 막걸리에 비해 탄산이 몇 배나 강하다.
샴페인을 능가하는 청량감은 또 어떻고. 전통 방식 그대로 항아리 독을 이용해 빚었다니
품질에 대한 고집스러움이 느껴진다.1000ml 8천원대.
4 보해 순희
말 그대로 순하디 순한 막걸리다. 막걸리계에 처음 입문하는 여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술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도수에 비해 알코올 맛이 약해 '진짜' 막걸리 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저온에서 살균하는 파스퇴르 공법으로 제조해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500ml 1천원대.
5 자희향 탁주
막걸리는 전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발상을 보란 듯이 뒤집었다.
치즈, 회 같은 낯선 음식과의 궁합이 의외로 완벽하다.
알코올의 쓴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술술 잘 넘어간다.
혀와 탁주가 처음 만나는 순간 매실 향과 레몬 향이 동시에 느껴져
이게 막걸리인지 과실주인지 놀랄 정도다.500ml 1만2천원.
6 월향 현미 막걸리
우리 술과 음식을 소개하는 퓨전 레스토랑 월향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막걸리가 나왔다.
산 좋고 물 좋은 강원도 정선이 원산지다.
주재료로 흔히 사용하는 일본 곰팡이 대신 우리 전통 누룩을 사용했다.
오랜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맑은 청량감에 현미 특유의 구수함을 입혔다.
묵직한 질감보다 퓨전 음식과 곁들여 가볍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750ml 8천원.
7 배혜정도가 호랑이 막걸리
홍대의 원조 막걸리 바 '친친'과 배혜정도가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천연기념물 서식지인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에서 생산된 햅쌀이 주재료다.
쌀을 찌지 않고 갈아 담가 숙취가 덜하고 뒤끝도 거의 없는 편이다.
탄산이 없으니 마음껏 흔들어도 좋다.700ml 9천원대.
8 느린 마을 양조장
그 옛날 주막집의 막걸리는 지금과 뭐가 다를까.' 느린 마을 양조장의 출발점이다.
정답은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느린 마을 막걸리는 당도를 내는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단 합격이다. 오로지 쌀과 누룩, 효모, 물만 사용했다.
재료 본연에서 우러나오는 맛들이 얽히고설켜 단맛, 쓴맛, 신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750ml 2천원대.
9 국순당 이화주
고려시대 이화주의 숙성된 맛을 재현한 최고급 탁주다.
생쌀로 띄운 누룩에 떡으로 술을 빚어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걸쭉하다.
첫맛의 톡 쏘는 느낌과 먹을수록 느껴지는 단맛이 어우러져 마치
요거트를 먹는 것처럼 새콤달콤하다.700ml 8만원대.
옐르